타다 측 “신산업 장벽만 더 높여”
17일 오후 서울 중구 도로 위의 타다와 택시. 홍윤기 인턴기자

국토교통부가 17일 발표한 택시 제도 개편 방안을 두고 택시 업계는 적극적으로 환영의 뜻을 밝혔지만, 모빌리티 업계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개편안이 기득권인 택시 업계 입장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만큼 혁신적이고 새로운 공유경제 서비스가 등장하기는 더욱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이날 국토부 발표로 직격탄을 맞은 서비스는 쏘카의 자회사 VCNC가 운영하고 있는 승합차 호출 서비스 ‘타다’다. 타다는 렌터카와 기사를 따로 호출하는 방식으로 운영 중인데, 이날 국토부가 렌터카를 이용한 플랫폼 운송업을 불허했기 때문이다. 이미 1,000여대를 운행 중인 타다가 연간 900대에 불과한 택시 면허 감차분을 다른 플랫폼들과 나눠 차지해야 한다는 점도 치명적이다. 개편안에 따르면 타다는 반 년 넘게 성공적으로 이어온 서비스 형식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

박재욱 VCNC 대표는 이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한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기존 택시 산업을 근간으로 대책을 마련한 탓에 신산업에 대한 진입장벽은 더 높아졌다”고 에둘러 불만을 표시했다. 애초 이재웅 쏘카 대표가 국토부 고위 관계자들을 만나 기여비용을 내고 감차된 택시 면허를 받는 기존 상생안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국토부가 초안과 달리 렌터카 활용을 차단하는 쪽으로 입장을 바꾸면서 타다는 ‘뒤통수’를 맞은 셈이 됐다. 이에 VCNC 측은 “새로운 교통 면허와 혁신 총량제 등을 포함한 새로운 방안을 당국에 제안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총 947개 스타트업이 회원사로 가입돼 있는 코리아스타트업포럼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이번 방안으로 혁신과 상생이 가능할지 의문”이라며 “그 동안 스타트업 업계와 협의해온 것과는 동떨어진 발표 내용”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발표대로라면 택시 면허를 신규 모빌리티 사업자들에게 판매하는 것을 정부가 도와주는 꼴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들은 “이대로라면 모빌리티 혁신 다양성은 고사된다”며 “결국엔 기여금도 모이지 않아 상생도 불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일부 스타트업들은 일단 불법 딱지를 떼고 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문이 열렸다는 점에서 이번 상생안을 기회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그러나 요금제나 서비스 형태 등을 완전히 ‘규제 프리’로 열어주지 않는 한 스타트업 중심의 혁신이 일어나기 어렵다는 점에서 실무 협의 단계를 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이태희 벅시 대표는 “실무 협의 단계에서 초반 택시 감차 수를 탄력적으로 늘린다거나 요금제, 차량 조달 방식 등을 완전히 자유롭게 풀어주는 등의 논의가 진행되지 않는다면 이번 개편안은 의미가 없다”며 “대기업뿐 아니라 작은 모빌리티 스타트업들이 성장하기 위해선 정부에서 기여금 등 각종 자금 부담을 지원해주는 등의 방안도 함께 고민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제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