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취소 동의 앞두고 자사고 비판… “일반고 전환 학교에 5년간 20억 지원”
최근 서울 시내 8개 자율형사립고(자사고)에 대해 재지정 취소를 결정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폐쇄적인 교육과정의 자사고는 유효기간이 끝났다”며 기존의 ‘자사고 폐지’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또한 자사고 뿐 아니라 입시전문학교로 변질된 외국어고 등 특수목적고 폐지 여부를 공론화에 부치자고 제안했다. 시교육청은 올해 자사고 13곳에 대해 재지정 평가를 한데 이어 내년에도 8곳의 자사고와, 외국어고를 포함한 10곳의 특목고의 재지정 여부를 평가한다. 조 교육감이 자사고 역할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내면서, 시내 8곳 자사고의 재지정 취소 결정에 대해 교육부가 최종적으로 어떻게 판단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조 교육감은 17일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일반고 전환 자사고를 포함한 일반고 종합 지원 계획’을 발표하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시민들은 굳이 일반고의 세 배가 넘는 학비를 내야 하는 자사고를 유지해야 하는지 의문을 품고 있다”며 “학생들의 진로가 다양해진 만큼 일반고에서도 다양한 과목이 개설되고 이미 학생들에게 선택권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사고는 전체 고교를 ‘우열반’으로 편성한 분리교육을 하는 것일 뿐 진정한 수월성 교육기관이라고도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대표적인 ‘자사고 폐지론자’로서 일관되게 밝혀 온 입장을 이날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을 두고, 이르면 이달 말로 예정된 교육부 동의를 보다 수월하게 이끌어내려는 전략 아니겠냐는 시각도 나온다.
현재 찬반이 분분한 ‘자사고 폐지’가 결국 여론의 지지를 얻을 것이란 확신도 내비쳤다. 조 교육감은 자사고 설립근거인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제91조3)을 없애 자사고를 일반고로 일괄 전환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교육부가 법령 개정의 의지가 없다면 차선책으로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국가교육회의가 자사고ㆍ외국어고의 제도적 폐지에 대한 국민적 공론화를 진행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자사고 폐지에 대해)국민적 합의에 이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조 교육감은 자사고에서 일반고로 전환될 학교에 학교 당 5년간 총 20억원(교육부와 각각 10억씩)을 지원할 계획도 밝혔다. 일반고에는 학생들의 수요가 적은 과목에 대한 강사비를 학교 별로 2,000만원씩 지원하는 방안을 포함해 예산을 전반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또 ‘일반고 권역 별 공유 캠퍼스’를 만들어 학생들이 특정 권역 내 각 학교마다 특화된 교육과정을 서로 공유할 수 있도록 하거나 온라인 교육과정(화상수업)도 확대하기로 했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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