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는 12일 개막을 앞두고 순조로운 입장권 판매율을 보이며 흥행을 자신했다. 실제 15일까지 입장권 목표 판매량 36만9,000매 가운데 88.7%인 32만7,452매를 팔았고, 판매금액은 목표액인 75억원을 초과해 77억3,100만원을 찍었다. 또 개막 이틀째인 13일 여자 다이빙 김수지(21ㆍ울산광역시청)가 한국 여자 수영 선수 최초로 세계선수권대회 깜짝 동메달을 목에 걸며 초반 분위기를 달궜다.
하지만 주말이 지나고 평일을 맞은 15일 현장은 세계대회가 열린 곳이라 믿겨지지 않을 만큼 한적했다. 이날 조직위원회가 집계한 종목별 입장률은 다이빙 88.19%(6,484장 판매ㆍ5,718명 입장), 아티스틱 84.97%(5,421장 판매ㆍ4,606명 입장), 수구 80.69%(3,288장 판매ㆍ2,653명 입장)를 기록했지만 실제 관중석은 빈 자리가 많았다. 특히 오후 8시45분에 시작한 다이빙 남자 10m 플랫폼 싱크로나이즈드 결승이 열린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은 눈으로도 관객을 셀 수 있을 만큼 적었다. 오후 늦게 열린 다른 경기장도 분위기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마저도 곳곳에 자리한 관객은 광주 시민서포터즈, 카메라 기자, 대회 AD 카드를 착용한 관계자가 대부분이었다.
조직위원장을 맡은 이용섭 광주시장은 16일 확대간부위원회의에서 “입장권 판매는 목표액을 초과했지만 경기장에 나타나지 않는 ‘노쇼’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며 “애써 노력하고 준비했는데, 함께 참여하고 응원해주는 사람이 없다면 행사 의미는 크게 퇴색될 수밖에 없다. 특히 국제행사라면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조직위 관계자는 “아무래도 관중이 다음날 일정이 있다 보니 저녁 늦게까지 경기를 보는 게 힘들 수 있다. 그렇다고 관중에게 가지 말아달라고 독려할 수도 없고, 또 동원을 하면 그에 따른 부작용도 있다”고 밝혔다. 조직위는 세계 정상급 스타들이 출격하는 경영 일정(21일)에 돌입하면 많은 관중이 자리를 지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 다이빙 사상 첫 메달과 한국 여자수구의 역사적인 첫 골 등 선수들의 분투와 달리 한국 수영을 지탱하는 대한수영연맹은 어설픈 행정으로 주최국의 품위를 훼손시키고 있다. 선수단에 단복을 지급하지 못해 선수들은 테이프로 가리거나 ‘KOREA’ 글자를 덧댄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에 나서야 했다. 또 오픈워터 대표팀은 국제수영연맹(FINA) 규정에 맞지 않는 수영모를 쓰고 대회에 출전하려다 지적을 받고는 다른 수영모에 매직펜으로 ‘KOREA’를 적은 뒤 경기에 나서야 했다.
16일 여자 수구 대표팀의 역사적 첫 골의 득점 공을 챙기지 않은 연맹의 무관심에도 질타가 이어졌다. 1호골의 주인공인 경다슬은 “기념 공을 갖고 싶은데 어디 갔는지 모르겠다. 찾을 수 있으면 찾고 싶다”고 아쉬워했다.
광주=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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