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일본 도발로 한일 경제전쟁 발발… 세계 4위 수출국 놓고 일전”

알림

“일본 도발로 한일 경제전쟁 발발… 세계 4위 수출국 놓고 일전”

입력
2019.07.16 17:53
수정
2019.07.16 21:17
4면
0 0

한국 선도산업 겨냥 … “힘들지만 해볼 만한 싸움” 기류도

청와대가 일본의 대(對) 한국 수출규제와 관련해 초강경 대응 기조를 택한 데는 이번 사태가 피할 수 없는 일전이라는 판단이 작용했다. 세계 4대 수출국 지위를 놓고 한일이 한번은 정면대결을 할 수밖에 없다고 보는 것이다. 일본이 비메모리 반도체 등 한국의 3대 선도산업을 노골적으로 겨냥한 것부터가 한국의 추월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청와대는 해석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일본의 대(對) 한국 수출규제와 관련한 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문 대통령,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 김현종 2차장.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일본의 대(對) 한국 수출규제와 관련한 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문 대통령,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 김현종 2차장. 연합뉴스

16일 청와대와 여권의 얘기를 종합해보면 한일 간 경제전쟁은 이미 시작됐다는 게 정부의 최종 결론이다. 일본이 반도체ㆍ디스플레이 3대 핵심소재 수출규제로 선전포고를 했고, 내달부터 한국을 ‘화이트(백색) 국가’에서 제외키로 하는 것으로 전면전을 선언했다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일본이 계속 말을 바꾸는 것은 수출제한의 명분이 결국 경제전쟁 개전의 빌미 찾기에 불과하다는 뜻”이라며 “개전이 된 마당에 우리 정부가 한가하게 뒷짐을 지고 있을 순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일본으로서는 한국 경제가 턱밑까지 따라왔다는 위기감이 컸다. 특히 한국이 일본의 세계 4위 수출국 지위를 넘보는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2018년 우리나라 수출총액은 6,043억달러로 일본 수출총액(7,384억달러)의 81.9%로 수준이다. 10년 전인 2008년 한국 수출총액(4,220억달러)이 일본(7,814억달러)의 절반 수준(54.0%)에 그쳤던 것과 대비된다. 특히 일본이 수출규제로 싹을 자르려고 하는 제조업 분야에서 우리기업이 약진하면서 일궈낸 성과가 컸다.

일본이 세계 3위 경제대국이고, 인구 또한 1억 2,685만여명으로 우리나라(5,170만명)의 두 배가 넘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본으로서는 한국의 추격을 용인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우리 정부가 지난해 4월 2022년 수출에서 일본을 추월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신(新) 통상전략을 발표한 것도 아베 정부를 크게 자극한 측면이 있다. 통상교섭본부는 당시 2022년 7,900억 달러 수출을 목표로 세우며 “2010년 이후 일본 수출은 연평균 2.3%, 우리는 5.9% 증가했다. 신 통상전략으로 수출증가율을 6.6% 이상으로 높여 2022년 일본을 추월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일본 출장을 마치고 12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일본 출장을 마치고 12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이 비메모리 반도체, 수소차 등 우리 정부가 신성장 동력으로 삼으려는 3대 선도산업을 중심으로 수출규제를 집중하는 것 또한 우리 경제가 일본을 추월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도라는 게 청와대의 판단이다. 특히 수소차의 경우 일본이 핵심 산업으로 육성하는 분야다. 자동차 산업은 완성품 시장에서 유일하게 일본이 우리나라를 앞서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일본의 경제보복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비를 해온 만큼 한일 경제전쟁이 꼭 우리에게 불리한 싸움만은 아니라는 기류도 감지된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일본이 부품ㆍ소재 산업에 강점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기술적으로 넘지 못할 벽은 아니라는 게 경제계의 공통된 인식”이라며 “부품ㆍ소재의 안정적 공급이라는 측면에서 당분간 어려움이 있겠지만 해볼만한 싸움이다”고 말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