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정글에서도 일을 시작하려는 젊은 기업인들이 있지만, 기성세대가 만든 덫에 갇혀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스타트업 최고경영자(CEO)들의 천사가 돼 새로운 길을 열어 달라.”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16일 청년 스타트업 CEO 10여명과 국회를 찾아 규제로 인한 절박한 현실을 호소했다. 박 회장의 20대 국회 방문은 12번째로, 지난달 17일 이후 한 달 만이다. 이날 방문에는 김성준 렌딧 대표, 이효진 8퍼센트 대표, 류준우 보맵 대표, 손보미 콰라소프트 대표, 한정훈 홈스토리생활 대표 등이 동행했다.
박 회장은 민병두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과 김학용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 등을 차례로 만난 자리에서 “12번째 국회를 찾아 호소했지만 격랑 속에 흔들리는 기업 상황은 달라진 게 없다”며 “규제라는 덫의 상당수는 국회에서의 입법 지연과 공직자들의 소극적인 업무 행태, 기득권 저항, 융∙복합 업종에 대한 이해 부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청년 CEO들의 창업이 개점휴업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조속한 입법과 담당 공무원을 움직일 수 있는 인센티브를 제공해주길 바란다”고 건의했다.
박 회장과 청년 CEO들은 특히 “핀테크 시장에 젊은 벤처기업인들이 나타나 기존 대기업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지만, 높은 진입 장벽과 구시대적 규제 탓에 절름발이 사업에 그치고 있다”며 현재 국회 계류 중인 P2P(개인 간 대출) 거래 관련한 지원법과 보험업 자본금 요건 완화를 골자로 한 보험업법 개정안의 입법을 촉구했다.
O2O(온라인ㆍ오프라인 연계) 플랫폼 분야 지원도 요청했다. 가사근로자를 정식 노동자로 인정하고 이들의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가사근로자 고용개선에 관한 법률안’만 하더라도 벌써 18개월째 환노위에 계류 중이다. 박 회장은 “가사와 출장세차, 세탁 등 O2O 서비스 분야 스타트업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내고 있지만, 명확한 법 규정이 없다 보니 사업 활성화에 어려움을 겪는다”며 “법안이 통과돼 정식 고용업체가 늘면 안정적인 일자리 창출과 함께 관련 시장도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O2O 관련 서비스 분야 일자리는 약 50만개로 추정된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