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임명을 재가한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 25일부터 임기 2년이 시작된다. 이한호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임명을 강행했다. 국회에 요청한 인사청문보고서 재송부 기간이 15일 종료된 데 따른 결정이라는 게 청와대 설명이다. 이로써 국회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된 장관급 이상 고위 공직자는 16명으로 늘어났다. 야당은 “청와대가 국회를 또 한 번 무시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정치적 공세 속에서 25일부터 임기를 시작해야 하는 윤 신임 총장의 부담도 그만큼 커졌다.

윤 신임 총장의 청문보고서 채택이 불발된 것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위증 논란이 불거진 때문이다. 지난 8일 청문회에서 그는 윤대진 법무부 검찰국장의 친형인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의 뇌물 수수 의혹과 관련해 “변호사를 소개한 적이 없다”고 답했으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인사청문회법상 공직후보자의 위증을 처벌하는 규정이 없다고는 하지만 도덕적 측면에서 사안이 결코 가볍지 않다. 고위 공직자, 그것도 검찰총장 후보자가 핵심 의혹에 대해 말을 바꾼 것은 신뢰에 큰 흠집을 남겼다. 취임 이후라도 재수사에 착수한 윤우진 사건의 진상을 제대로 규명해야 할 책임이 있다.

문 대통령이 비판을 무릅쓰고 그를 서울중앙지검장에서 검찰총장으로 파격 발탁한 것은 검찰 개혁에 대한 국민적 기대에 부응할 적임자라고 봤기 때문이다. 당장은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등 권력기관 개혁이 시급한 과제다. 윤 신임 총장은 청문회에서 “국회에 제출된 법안을 폄훼하거나 저항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지만 각론에서는 여전히 애매한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검찰은 개혁의 대상이지 결코 주체가 될 수 없다는 점이다. 조직이기주의에 매몰돼 시대적 소명을 저버리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

검찰이 국민 불신을 받아 온 가장 큰 이유는 권력에의 굴종이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대통령이 검찰총장을 지명하는 현재 구조에서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이 의심을 받기 마련이다. 결국 검찰총장의 의지와 소신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윤 신임 총장은 “일선 수사 검사들이 외풍에 휘둘리지 않고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할 수 있도록 바람막이가 되겠다”고 했던 청문회에서의 약속을 반드시 지키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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