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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S '51구역' 습격 제안에 공군까지 나서
미국 정부가 미확인비행물체(UFO)를 은폐하고 있다는 음모 이론의 상징적 장소인 51구역(Area 51)을 기습하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의 이벤트가 큰 호응을 얻으며, 미 공군까지 대응에 나서는 해프닝이 벌어지고 있다.
미 CNN 방송에 따르면, 페이스북 등 SNS 상에서 지난달 27일(현지시간) ‘기습, 51구역’이라는 이름의 계정에서 미국 네바다주 남부 넬리스 공군기지를 일컫는 51구역을 습격하자는 이벤트가 내걸렸다. 오는 9월 20일 새벽 51구역 인근 네바다주 아마고사 협곡에 모여 ‘나루토 런’으로 기지를 기습하자는 것이다. ‘나루토 런’이란 바람의 저항을 줄이기 위해 양손을 뒤로 한 채 달리는 주법으로 일본 애니메이션 나루토 시리즈에서 소개됐다.
이 같은 황망한 제안에 대한 SNS 사용자들의 반응은 제법 뜨거웠다. 미국 연예매체인 데드라인은 45만명이 넘는 이들이 호응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단순 참가 의향을 내비친 사람은 100만명 가깝게 된다”고 전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려는 듯 미군도 긴장했다. 미 공군은 “페이스북 이벤트에 대해 알고 있다”며 “군사 기지나 훈련장에 불법 접근하려는 시도는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로스앤젤레스 북서부 사막에 위치한 51구역은 민간인 접근이 철저하게 통제된 곳이다. UFO 관련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는 세간의 추측을 기반으로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의 소재가 돼왔다.
◇ 폭탄 사진 ‘에어드롭’에 한바탕 기내 대피소동
미국 뉴저지주(州) 뉴어크 공항에서 이륙을 기다리던 항공기 내 승객들의 휴대폰 등에 동시다발적으로 ‘자살폭탄 조끼’ 사진이 뜨면서, 승객이 모두 대피하고 이륙이 지연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승객 중 누군가 애플의 블루투스 파일 공유 기능인 ‘에어드롭(AirDrop)’을 이용해 악의 어린 장난을 쳤던 것이다.
15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지난 13일 플로리다주(州) 템파행 항공기 안에서 이 같은 일이 벌어지자 비행기는 즉시 비워졌고, 경찰 당국이 기내에 아무런 위험이 없다는 결론을 내린 뒤에야 이륙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문제의 사진을 누가 보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2011년 도입된 에어드롭 기능을 이용하면 반경 30피트(약 9m) 내 모든 애플 기기 이용자에게 사진 등 파일을 보낼 수 있다. 문제는 파일 수락 여부와 상관없이 ‘이미지 미리보기’ 기능이 제공된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에어드롭은 축제, 대중교통 같은 장소에서 재미있는 이미지를 공유하는 데 사용되지만, 괴롭힘의 도구로도 악용되고 있다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해 뉴욕 시의회 의원들은 뉴욕 지하철 내에서 에어드롭을 이용해 누드 사진을 보내는 일이 유행처럼 번지자, “요청하지 않은 성적인 영상이나 사진을 다른 이들을 괴롭히거나, 짜증나게 하거나, 놀라게 할 목적으로 보내는 경우”를 불법화하는 법안을 제출하기도 했다.
◇ 머리 붙은 샴쌍둥이, 50시간 수술 끝에 분리
머리가 붙은 채 태어났던 샴쌍둥이 자매가 영국의 한 아동 전문병원에서 3차례의 대수술을 버텨낸 끝에, 각자 독립적으로 살아갈 새 삶을 얻게 됐다. 15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그레이트 오먼드 스트리트 병원(GOSH)은 올해 2살인 파키스탄 출신 샴쌍둥이 ‘사파’와 ‘마르와’ 울라 자매를 3차례 수술 끝에 안전하게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두개골과 혈관이 서로 붙은 '두개(頭蓋)유합(癒合) 샴쌍둥이'로 제왕절개 끝에 지난 2017년 1월 태어났다. 첫 수술은 둘이 생후 19개월이던 지난해 10월에 진행됐고, 쌍둥이가 분리된 마지막 수술은 지난 2월 11일에 실시됐다. 3차례에 걸친 수술에는 50시간 이상이 소요됐으며, 의료진도 100명이 투입됐다.
원활하고 성공적인 수술 진행을 위해 의료진은 가상현실(VR) 기술과 3D 프린터를 이용해 두 자매의 신체구조를 닮은 모사품을 만들어 수술을 했다. 의료진은 첫 번째 수술에서 둘의 혈관을 분리하고, 머리에 플라스틱 조각을 삽입해 뇌와 혈관을 떼어냈다. 마지막 수슬에는 아이들의 뼈를 이용해 새 두개골을 만드는 작업도 포함됐다. 두 자매의 어머니인 자이나브 비비는 "병원과 의료진에게 빚을 졌다. 그들이 한 모든 일에 감사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 中 외교관 “美 인권문제 심각”…자국 패러디?
중국 한 외교관이 미국의 인종주의, 인터넷 검열 등을 비판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을 올렸는데, 대부분 중국 정부가 안고 있는 문제이기도 해 온갖 조롱이 나오고 있다고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이날 WP에 따르면 자오 리지엔 주파키스탄 중국 부대사는 전날부터 트위터에서 △인종차별 △인터넷 검열 △성범죄 △종교적 편협성 △소득 불평등△총기 폭력 등 미국 사회에 겨냥한 광범위한 비난을 퍼부었다. 그는 특히 “워싱턴에서 백인들은 절대 도시 남서쪽에 가지 않는다. 그곳은 흑인과 라티노들의 공간이기 때문”이라며 워싱턴 내 인종차별이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자오 부대사가 이 같은 트윗을 올리자 ‘중국에 대한 비판을 피하려는 게 아니냐’며 조롱이 이어졌다. 프랭크 자누지 맨스필드재단 대표는 “(이 트위터 계정) 혹시 패러디 계정이냐”고 물었고, 수잔 라이스 전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트위터에서 “당신은 인종차별주의자다. 부끄러운 줄 알아라”며 맹비난을 쏟아냈다. 그러자 자오 부대사는 “당신이나 부끄러운 줄 알라”며 반박했다. 이후 이 같은 트윗을 모두 삭제했다.
이와 관련 WP는 자오 부대사의 트윗이 최근 유엔 본부 주재 22개국 대사들이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 내 수용소의 철폐를 촉구하는 공개 서한을 보낸 것에 대한 반발 차원이라고 풀이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유색인종 하원의원 4인방에게 “원래 국가로 돌아가라”고 말한 시점에 이 같은 지적이 나와 미국 입장에서도 마냥 웃어넘길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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