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 건설을 놓고 찬반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원희룡 제주지사와 반대 주민간 면담이 이뤄진다. 또 제주도는 반대단체들이 제안한 제2공항 입지 선정에 대한 의혹 해소와 도민 의견 수렴을 위한 공개토론회 개최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어 성사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6일 도에 따르면 지난 5일 제2공항 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가 공문을 통해 제안한 공개토론회에 대해 반대대책위와 도간 실무협의가 진행 중이다.
반대위는 도와 국토교통부에 보낸 공문을 통해 제2공항과 관련된 의혹 해소와 도민 의견 수렴을 위해 공개 토론회 개최를 요청했다. 또 논란이 되고 있는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 사전 타당성 용역에 참여했던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 관계자를 초청해 보고서를 검증하자는 제안도 했다.
도는 반대대책위가 제출한 공문을 접수하고 지난 9일과 10일 제주 제2공항 반대 범도민행동 등 제2공항 반대 단체를 만나 토론회 진행 방안 등을 협의했다.
김승철 도 소통혁신정책관은 “토론회뿐만 아니라 원 지사와 반대주민 간의 면담도 추진하기로 얘기가 오갔다”며 “이르면 이달 말쯤 원 지사와 면담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반대대책위 측과 토론회 의제와 방식 등에 대한 협의를 진행한 후, 최종 합의가 이뤄지면 다음달 중순쯤 공개토론회 개최가 가능할 것 같다”며 “다만 ADPi 용역 보고서 검증에 대해서는 아직 얘기할 때가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도가 공개토론회에 대한 추진 의사를 밝히자 반대대책위와 제주제2공항반대범도민행동은 논평을 통해 일단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들은 “토론회가 도민공론화를 포함한 도민의견수렴의 첫 단추가 되기를 기대한다”며 “7월이 가기 전에 공개토론회 개최하기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ADPi 보고서 검증은 제2공항 문제의 핵심 사안으로, 이를 풀지 않고서는 제2공항 의혹 해소를 위한 첫걸음을 떼기 어렵다”며 “공개토론회 수용 여부와 ADPi 보고서 검증에 대한 대책위의 요구에 대해 이번 주 중으로 공식적인 답변을 달라”고 요구했다.
그동안 도와 반대대책위는 제2공항 건설을 놓고 심각한 갈등을 보여왔다. 반대대책위는 입지 선정에 대한 의혹을 지속적으로 제기하면서 제2공항 전면 백지화를 요구한 반면 원 지사는 제2공항 재조사 용역에서 중대한 하자가 발견되지 않은 이상 정상 추진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하지만 원 지사가 반대대책위의 토론회 요구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면서 면담과 토론회가 성사될 경우 제2공항 찬반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 소통정책관은 “원 지사가 반대대책위가 제안한 공개토론회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제2공항과 관련해 여러 의혹과 논란이 있는데 도민 의견을 모아나가는 과정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