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정권의 기둥 극우세력 ‘일본회의’…경제 보복에도 깊숙이 개입 
참의원 선거 유세에 나선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7일 도쿄 인근 후나바시 거리에서 연설하고 있다. 후나바시=AP 연합뉴스

일본의 한국에 대한 경제 보복, 잇따른 망언 등 그릇된 행태의 배후에는 일본 극우세력의 중심인 ‘일본회의’가 도사리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전범국이라는 반성 없이 일본을 천황의 나라로 되돌리려던 이 단체는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힘을 얻게 되자 본격적인 방해공작에 나섰다는 것이다.

이영채 일본 게이센여학원대 국제사회학과 교수는 16일 ‘김어준의 뉴스공장’ 전화 인터뷰에서 “일본회의가 정권을 장악한 채 한국에 대한 경제 제재를 포함한 정책들을 실행해왔다”고 밝혔다.

이 교수에 따르면 일본회의의 역사는 2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차 세계대전 후 일본의 극우 보수세력들과 퇴역한 장교들이 1970년대 중반 결성한 ‘일본을 지키는 국민회의’와 야스쿠니 신사를 보존하겠다는 신토계 종교단체가 만든 ‘일본을 지키는 모임’은 1997년 일본회의로 통합된다.

이들은 아시아 침략과 식민지 지배를 최초로 인정한 1995년 무라야마 총리의 담화에 반발해 ‘메이지시대 천왕 중심으로 돌아가자, 2차 세계대전은 침략전쟁이 아니므로 범죄 행위를 사죄라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또한 이들은 한국에 대해 “식민지 지배를 받은 열등한 민족이다. 경제 성장을 여기까지 시켜주고 근대화까지 해줬는데 이제 일본에게 동등하게 나서려는 것들을 인정할 수 없다. 울고 보채며 일본의 은혜를 모르는 나라라는 인식을 하고 있다”고 이 교수는 전했다.

문제는 이들이 일본의 요직을 점령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베 신조 총리는 결성 멤버이고 일본에서 가장 극우적인 발언을 하는 스가 관방장관, 아소 재무장관 등이 일본회의 구성원이다. 현재 일본 국회의원 중 40%가 일본회의 국회의원 간담회에 소속돼 있고, 아베 내각의 80% 이상을 일본회의 구성원들이 장악하고 있다. 역사교과서 개정으로 위안부 문제를 삭제하고,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등 끊임 없는 만행의 중심에 이들이 있는 것이다. 이 교수는 “각 요직을 일본회의 멤버들이 장악해 예정된 정책들을 실행해왔다”고 분석했다.

최근 경제 보복도 일본회의의 정책 중 일부라고 이 교수는 보고 있다. 이들은 올해 참의원 선거에서 의석 3분의 2를 차지하고, 내년에는 도쿄올림픽을 개최하면서 헌법을 개정해 일본을 전쟁 가능한 나라로 만드는 등 숙원 사업을 성취하려고 했는데 한국이 걸림돌이 되자 제거에 나섰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문재인 정권의 등장, 북미 정상회담 등으로 고려하지 못한 변수가 생겨 모든 게 물거품이 될 수 있는 상황이 되자 초조함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회의의 영향력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집권 자민당은 대부분 선거구에서 500~1,000표 차이로 이기고 있는데, 60만명 이상인 재일 한국인들이 투표를 하면 곳곳에서 역전패를 당할 수 있기 때문에 외국인들의 참정권을 결사적으로 막고 있다는 게 이 교수 주장이다. 일본회의파들은 남성 중심의 천왕 계승과 남성 중심의 사회를 만들기 위해 헌법 상 남녀평등권을 개정해 여성의 투표권을 없애려고도 한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이 교수는 “한국은 촛불항쟁으로 어두운 부분들이 밝혀졌지만, 일본은 민주주의가 뒤처져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이 가려져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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