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첫 재판 열려
생후 7개월 된 딸을 혼자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아버지 A씨와 어머니 B씨가 6월 14일 오전 인천 미추홀구 학익동 미추홀경찰서에서 인천지검으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생후 7개월 된 딸을 혼자 방치해 숨지게 한 어린 부부가 평소 부부싸움 후에는 딸을 집에 혼자 방치한 채 하루 1, 2시간씩만 집에 들러 돌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부부는 딸이 애완견에게 공격을 당하거나 집이 오물로 더럽혀진 상황에서도 딸을 방치했다.

인천지법 형사12부(부장 송현경)는 17일 오전 살인 및 사체유기, 아동복지법상 아동유기ㆍ방임 혐의로 구속 기소된 숨진 A(1)양 아버지 B(21)씨와 어머니 C(18)양의 첫 공판을 진행했다. 각각 황토색과 옥색 수의를 입은 B씨와 C양은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하길 원하느냐”는 재판부 질문에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공소사실 요지를 통해 B씨 부부가 과거에도 부부싸움을 한 뒤 딸 A양을 집에 혼자 방치하고 하루 1, 2시간만 집에 들어 돌보는 식으로 학대했다고 밝혔다. 5월 26일에는 A양이 애완견에게 공격을 받고 집이 오물로 더럽혀진 상황에서도 그대로 방치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B씨 부부는 5월 26~31일 인천 부평구 부개동 한 아파트에 딸 A양을 혼자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어머니 C양이 집을 나간 5월 26일 오후 6시쯤부터 애완견 2마리와 함께 방치된 A양은 같은 달 31일 오후 4시 12분쯤 안방 아기 침대에서 숨진 채 아버지 B씨에게 발견됐다. A양은 B씨가 5월 27일 집에 잠시 들렀을 때는 살아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재판은 B씨 부부 변호인 측이 “검찰 공소사실에 대해 입장 정리가 마무리되지 않았다. 다음 기일까지 의견 정리해 내도록 하겠다”고 밝히면서 10분만에 끝났다.

앞서 검찰은 B씨 부부가 딸의 사망 가능성을 충분히 예상했다고 보고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를 적용했다. 이들은 앞서 경찰에서 “상대방이 아이를 돌봐 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진술했고, 이를 토대로 경찰은 아동학대치사죄를 적용했다. 그러나 이들은 검찰에서 “딸이 3일간 분유를 먹지 못하면 죽을 수도 있다는 걸 알았다”는 진술을 하고 딸을 혼자 방치한지 3일째 ‘딸이 죽었겠다’ ‘집에 가서 어떤지 봐달라’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들 부부에게 사체 유기 및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도 적용했다. 이들은 딸 시신을 발견하고도 주변에 알리지 않은 채 종이박스에 넣어 지난달 2일 A양의 외할아버지가 발견하기 전까지 방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딸 시신을 야산에 매장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B씨 부부의 다음 재판은 8월 13일 오후 2시에 열린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역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