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갈등 관련 미국 전문가 3인 진단 <3>설레스트 애링턴 조지워싱턴대 교수

일본의 대 한국 수출 규제 강화 조치로 악화하고 있는 한일 관계에 대해 미국의 한일 관계 전문가들은 답답함과 안타까움,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미국의 핵심 동맹국 사이에서 벌어지는 불화가 자칫 한미일 동맹 균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이번 사태의 원인이나 해법에선 일본 정부 책임론과 한국 정부 책임론 등 관점에 따라 크게 엇갈리는 모습이다. 한국일보는 3명의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한일 간 갈등을 바라보는 미국 내 여러 시각을 들여다 봤다.

설레스트 애링턴 조지워싱턴대 교수

워싱턴 외교가에선 한일 어느 한쪽에 책임을 묻기보다 양국 정부 모두에게 책임 있다는 양비론적 목소리도 제기된다. 자국 내 정치적 이해 때문에 한일관계 개선을 등한시한 채 사태를 악화시켜왔다는 것이다.

설레스트 애링턴 조지워싱턴대 정치학과 교수는 “한일 간 분쟁이 갈수록 심해지면서 어느 쪽의 책임을 탓하기 어렵다”며 “양국 정부가 한일 관계를 제약하는 자국 내 정치적 이유에 따른 결정을 내려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의 한국 수출 규제 조치가 유감스럽지만 문재인 정부가 위안부 재단을 해산하고, 강제 노동 문제에서도 1965년 협정에 따른 중재위원회를 거부한 것도 마찬가지다”고 비판했다. 한국 대법원의 판결에 따른 파장을 해결하기 위해 양국이 정치적인 합의점을 찾을 필요가 있었지만 양국 모두에게 한일 관계 개선에 나설 정치적 이점이 없었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그는 “현 상황에서도 아베 정부와 문재인 정부는 타협을 추구하고 진정한 외교에 관여하는, 정치적으로 매우 어려운 선택을 할 의향이 없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그는 특히 “한일 간 경제적 유대가 그동안 역사나 정치적 분쟁의 영향을 받지 않는 몇 안 되는 영역이었다”면서 “하지만 경제적 보복 조치가 트럼프 정부 시대에 들어 일상화되고 있는 것 같아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애링턴 교수는 미국 역할에 대해선 “미국이 진작에 실무 협의를 소집해서 갈등 현안을 조율하는 중재자 역할을 했어야 한다”면서 “하지만 트럼프 정부는 어려운 중재 역할에 나설 정치적 의지와 관심도 없고 외교적 노하우도 부족한 것 같다”고 우려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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