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의 유가족들이 미쓰비시 중공업을 상대로 낸 소송의 항소심 선고 공판이 끝난 뒤 유가족과 변호인 등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한 근로정신대 동원 피해자 이영숙(89)씨가 지난 14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0세.

시민단체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에 따르면, 이씨는 북정보통학교(현 광주 수창초등학교) 고등과 2학년에 재학 중이던 1944년 5월쯤 “여학교를 졸업시켜주겠다”는 미쓰비시 직원과 시청 직원의 말에 속아 동기, 후배 학생들과 함께 일본 나고야의 미쓰비시중공업 항공기 제작소로 동원됐다. 그는 학업 대신 비행기 부속품에 일일이 페인트칠을 해야 하는 강제노동에 시달렸지만 월급은 한 푼도 받지 못했다. 1944년 12월 7일 동남해(도난카이) 대지진 당시 공장이 무너져 동료들이 벽돌에 깔려 죽는 모습을 지켜보면서도 작업을 계속해야 했다. 이씨는 이후 도야마에서 일을 하다가 해방 직후인 1945년 10월쯤 귀국했다.

이씨는 지난 4월 29일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광주전남지부가 지원하는 강제 동원 피해자들의 추가 집단 소송에 참여했다. 그러나 치매와 지병으로 미쓰비시의 사죄와 배상을 받지 못하고 운명했다. 유족으로 3남 1녀가 있다. 빈소는 광양장례식장이며 발인은 16일 오전, 장지는 광양 영락공원이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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