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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수구 경기장에서 여성 선수들을 몰래 촬영한 일본인 관람객에 대해 출국을 정지시켰다. 이 일본인이 ‘성적 의도’를 갖고 여성 선수들의 하반신을 집중 촬영했다는 판단에서다.

이 사건을 수사하는 광주 광산경찰서는 15일 일본인 A(37ㆍ회사원)씨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14일 오전 11시쯤 광주 광산구 남부대 수구 경기장 퇴장 통로에서 디지털 카메라를 이용해 연습장에서 훈련 중이던 여성 선수들의 특정 신체 부위를 몰래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초 A씨는 관람객 출입금지 구역에서 동영상을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관련 사실이 와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뉴질랜드 선수의 가족의 신고로 덜미를 잡혔다.

경찰이 관람객 누구나 선수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공개 장소에서 20m 가량 떨어진 여성 선수들의 훈련 장면을 촬영한 A씨를 형사 입건한 건 A씨의 촬영 목적에 성적인 의도성이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실제 A씨가 촬영한 10여분 분량의 동영상 중 3~4% 가량이 여성 선수들의 신체 하반신 특정 부위를 근접 촬영한 것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성폭력 특례법엔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촬영 대상자 의사에 반하여 촬영한 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이 죄를 저지르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선수들이 스트레칭을 하는 훈련 장면을 촬영했다. 카메라 조작을 잘못해서 실수로 근접 촬영이 됐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경찰은 다른 사진이나 동영상 촬영 여부 등 디지털 포렌식 증거 수집과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보고 이날 오전 당국의 승인을 받아 A씨의 출국을 10일간 정지시켰다. 경찰은 A씨의 불법 촬영 혐의 수사가 마무리되면 출국 정지를 해제해 귀국을 허용할지 결정할 방침이다.

광주=안경호 기자 k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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