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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청산도서 16년간 인술’ 이강안 원장에 성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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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청산도서 16년간 인술’ 이강안 원장에 성천상

입력
2019.07.15 11:32
수정
2019.07.15 19:43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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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W그룹 중외학술복지재단의 제7회 성천상 수상자 이강안 원장. JW그룹 제공
JW그룹 중외학술복지재단의 제7회 성천상 수상자 이강안 원장. JW그룹 제공

영화 ‘서편제’의 촬영지인 전남 완도군의 섬 청산도에서 홀로 인술을 펼치는 데 여생을 바치고 있는 이강안(83) 푸른뫼중앙의원 원장이 성천상을 받는다.

JW그룹 공익재단인 중외학술복지재단은 제7회 성천상 수상자로 이 원장을 선정했다고 15일 밝혔다.

1962년 전남대 의대를 졸업한 이 원장은 서울 잠실병원 부원장, 혜민병원 원장을 거쳐 1993년 화곡동에서 자신의 이름을 건 이강안 의원을 열었다. 가난한 유년기를 보내며 의사의 꿈을 키웠던 이 원장은 진료 중 만나는 환자들의 배고픈 삶을 외면하지 못했다. 평일엔 의원을 운영하고 주말이면 의료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이들을 찾아 무료 진료를 하곤 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청산도 푸른뫼중앙의원이 근무할 의사가 없어 폐원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이 원장은 10년간 운영한 화곡동 의원을 접고 2004년 자청해 청산도로 내려갔다.

당시 청산도에선 어업과 농업에 종사하는 고령 환자가 많아 응급 상황이 수시로 발생했다. 하지만 내륙으로 가는 배편이 하루 1번밖에 없었고, 의료기관이라곤 2003년 설립된 푸른뫼중앙의원 단 1곳뿐이었다. 열악한 진료 환경 탓에 푸른뫼중앙의원은 설립 후 1년 동안 의사가 4번이나 바뀌었다. 이 원장은 서울에서의 안정된 노후 생활 대신 청산도 유일의 의사로 사는 삶을 선택했다.

아무런 연고도 없는 청산도에서 의술을 편 지 올해로 16년째다. 이 원장은 생업에 바쁜 주민들을 위해 오전 7시 40분부터 진료를 시작해 하루 평균 120명을 돌본다. 진료 시간 외에도 환자의 가정을 수시로 방문하며 건강을 살피고, 인근 섬인 여서도와 모도까지 배편으로 왕진을 다닌다. 형편이 어려운 주민들에겐 쌀과 고기를 지원하고, 청소년들에겐 장학금을 지원하며, 외로운 노인들을 위해 경로잔치도 연다. 이 같은 기부활동에 이 원장은 해마다 1,000만원 이상을 쓴다.

이 원장은 “직접 간식을 준비해오는 환자들, 중증 환자 이송을 도와주는 해경, 진료와 기부 활동을 도와주는 면사무소와 면장님의 노고를 기억한다”며 “힘 닿는 데까지 나를 미루어 남을 생각하는 의사가 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성천상은 필수의약품 공급을 통해 국민 보건 향상에 기여한 고(故) 성천 이기석 선생의 생명존중 정신을 기려 음지에서 희생과 헌신으로 인류 복지 증진을 위해 애쓰는 참 의료인을 발굴하기 위해 제정됐다. 시상식은 다음달 27일 광주 서구 홀리데이 인 호텔에서 열린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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