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보레 볼트 EV는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라 할 수 있다.
판매 부분에서는 국산 차량인 현대 코나 EV 및 아이오닉 일렉트릭, 그리고 기아 니로 EV 등에 밀려 열세에 있는 모습이지만 이는 ‘배정 물량’의 한계가 있는 그 특별한 이유가 원인이지 결코 고객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는 건 아니다.
그렇다면 전기차에 관심이 있는 30대 남성에게 쉐보레 볼트 EV는 어떤 가치를 전할 수 있을까?
IT 엔지니어, 쉐보레 볼트 EV를 만나다
쉐보레 볼트 EV의 시승을 위해 함께 하게 된 손님은 바로 IT 엔지니어 이찬휘다.
이찬휘는 과거 게임 개발 및 서비스 분야에서 활동을 한 후 현재는 한 기업의 IT 엔지니어로 활동 중에 있는 대한민국의 30대 남성이다. 자동차에 대해 마니아는 아니지만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높은 만큼 이번 시승을 함께 하기로 했다.
과연 그는 쉐보레 볼트 EV를 어떻게 평가할까?
기대보다 큰 존재, 쉐보레 볼트 EV
쉐보레 볼트 EV를 제대로 보기 전까지, 쉐보레 볼트 EV는 그저 스파크보다 조금 더 클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전기차가 대중화되어 가고 있다 하더라도 아직은 쉽게 만날 수 없는 만큼 ‘대충 그러겠지..’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실제로 보니까 생각보다 크다. 지금 소유하고 있는 차량이 기아 모닝인데, 내가 왜 대체 쉐보레 볼트 EV를 ‘경차보다 조금 더 큰 차’로 생각하게 됐을지 스스로를 의심할 정도였다. 물론 그렇다고 쉐보레 볼트 EV가 큰 차량은 아니지만 도심 및 도심 주변을 오가는 이들에게는 적당한 ‘이동 수단의 크기’라 생각됐다.
디자인에 있어서는 여느 쉐보레 차량들과 유사한 모습이다. 이렇게 보면 쉐보레 스파크 느낌이 나고, 또 다르게 보면 쉐보레 크루즈의 느낌도 든다. 실용성 때문에 해치백과 SUV 중간 즈음의 존재로 디자인된 점은 무척 이채로운 부분인데 합리적인 고민의 결과라 생각한다.
한편 전기차인 만큼 프론트 그릴이나 펜더의 디테일 등, 곳곳에 전기차 고유의 감성을 드러내는 요소들이 더해졌는데 이러한 요소들이 너무 과장되거나 다른 디자인 요소들과의 이질감도 크지 않아서 전체적으로 만족할 수 있었다.
전기차의 존재감을 앞세운 공간
쉐보레 볼트 EV의 외형이 여느 쉐보레와 유사하다면 실내 공간은 전기차의 감성이 잘 드러난다. 쉐보레 고유의 레이아웃은 유지하고 있지만 계기판이나 센터페시아에 적용된 디스플레이 패널의 크기나 최근의 윈도우 OS가 선보이고 있는 메트로 타입의 구성 등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여기에 독특한 표면 처리가 더해진 대시보드의 흰색 부분은 회색의 대시보드 부분과 함께 어우러지며 미래적이고 신선한 느낌을 제공한다. 다만 차량의 체격, 또 가격 등의 배경으로 전체적인 소재나 마감 품질 등의 고급스러움 등에서는 조금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
이번 시승을 하면서 쉐보레 볼트 EV의 애플 카플레이를 체험할 수 있었는데 케이블 연결과 함께 빠른 작동 및 반응속도를 뽐내 전체적인 만족감이 상당했다. 각종 어플리케이션의 연공 및 구동도 매끄러웠고, 덧붙여 보스 사운드 시스템이 더해진 만큼 듣는 만족감도 충분한 모습이었다. 이 정도라고 한다면 대중적으로 만족할 수 있는 구성이다.
공간에 대해서는 만족스럽다. 쉐보레 볼트 EV를 여러 번 보았으면 모르겠지만 이번 시승을 하며 제대로 살펴 본 것이 처음이라 그런지 ‘생각보다 넓다’라는 생각이 머리 속을 가득 채웠다. 시트가 조금 높은 점, 그리고 차량의 키가 비교적 껑충하다는 점만 적응한다면 볼트 EV와 함께 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 같다.
다만 2열 공간이 아주 넉넉한 건 아니다. 생각한 것보다 큰 것이지 쉐보레 볼트 EV의 체격이 아아 큰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성인 남성이 여유롭게 앉기에는 조금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개인적으로 적재 공간에 관심이 많이 간다. 평소 자전거를 자주 타기 때문에 자전거를 적재하고 다닐 수 있을 정도의 공간의 여유가 있을지 궁금했다. 기본적인 공간이 넉넉한 편은 아니지만 트렁크 하단의 영역, 그리고 2열 시트 폴딩까지 더해진다면 충분히 다양한 레저 및 아웃도어 활동이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확신을 주는 EV, 쉐보레 볼트 EV
쉐보레 볼트 EV를 충분히 둘러보고 난 후 본격적인 주행을 시작했다. 가장 먼저 시트가 상당히 높다는 점이 조금 불안하게 느껴졌다. 조금만 더 낮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또 반대로 차량 하부에 배터리가 대량으로 장착된 구조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먼저 돋보이는 건 단연 정숙성이었다. 전기차니까 주행 시의 소리가 들리지 않는 건 당연하겠지만 주행 시 자동차 주변에서 발생하는 소음 또한 상당히 정숙히 거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여유를 즐긴 후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았는데 말 그대로 놀라움이 이어진다. 성능을 떠나 일반적인 자동차의 경우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으면 약간의 저항감이 느껴지고 이내 주행을 이어가는 편인데 쉐보레 볼트 EV는 전기 모터의 즉각적인 작동 때문인지 정말 아무런 저항감 없이 힘찬 가속을 선보였다.
고성능 차량에 대한 경험이 없다고 하더라도 쉐보레 볼트 EV는 충분히 강력했다.
실제 150kW급 전기 모터가 워낙 힘이 좋아서 그런지 굳이 쉐보레 볼트 EV에 스포츠 모드를 둘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고, 고속 주행에서도 그 힘이 계속 전해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런 와중 기어 레버를 조작해 L 모드를 활성화하거나 스티어링 휠의 패들을 당겨 회생 제동을 강하게 당길 떄에는 곧바로 강력한 출력에서 발생한 주행 상황에서 최대한 많은 에너지를 회복하려는 볼트 EV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처음에는 이런 행동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었지만 어느새 점점 쌓여 가는 주행 거리를 보며 기분 좋은 주행을 이어갈 수 있었다. 유치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주행을 하며 전력을 회복하고, 또 주행 거리가 늘어나는 모습에 괜스레 기분이 좋아졌다.
사실 주행을 시작할 때 150km가 넘는 거리를 다녀와야 한다는 이야기에 주행 거리가 다소 우려되었는데 주행을 이어가면 이어갈수록 주행 거리에 대한 자신감, 혹은 확신 같은 것이 생겨서 전기차에 대해 더욱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끝으로 주행을 하는 상황에서의 만족감도 상당했다. 실제 주행을 하는 내내 여러 도로를 달려 보았을 때 어지간한 국산 차량들과 비교하더라도 큰 문제 없이, 만족스러운 주행감각을 제공하며 충분한 경쟁력을 입증했다.
확신을 갖게 되는 전기차, 그리고 쉐보레 볼트 EV
이번 시승을 하면서 다음 차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었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모닝의 다음 차로 과연 전기차르 사도 될까?’라는 생각이 늘 머리 속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관점에서 보았을 때 쉐보레 볼트 EV는 확신과 기대감을 높이는 차량이라 할 수 있었고, 또 앞으로 새로 개발될 전기차에 대한 기대감 또한 갖게 만드는 차량이었다.
취재협조: 이찬휘
정리 및 사진: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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