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무청은 15일 최근 대법원 판결로 한국 땅을 밟을 길이 열린 가수 유승준에 대해 “입국 금지에 대한 최종적인 변화는 아직 없다”고 선을 그었다. 병무청에선 또 유씨를 유승준이 아닌 ‘외국인 스티브 유’라고 부른다면서 여전한 반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정성득 병무청 부대변인은 이날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 최근 유씨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두고 “국가기관에서는 내국인이든, 외국인이든 여러 가지 (비자)신청 절차가 있는데 이분이 재외동포 비자(F-4) 비자를 신청했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 정당성 여부를 따져본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이 사람(유씨) 같은 경우에는 입국금지가 된 것이기 때문에 다른 형태로도 들어오기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법원의 이번 판결로 당장 유씨가 국내에 들어올 수는 없다는 설명이다.
정 부대변인은 또 대법원의 판결이 고등법원의 파기환송을 거치더라도 “대법원에 다시 이 건에 대해 재상고 할 수도 있고, 또 주LA총영사관에서 다시 행정처분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영사관이 다른 이유를 들어 비자 발급을 계속 거부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유씨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여전하고, 중국 등에 벌어들인 수익 관련 문제 등을 고려하면 비자발급이 거부될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지적이다.
정 부대변인은 이날 병무청 내부에 여전히 존재하는 유씨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도 숨기지 않았다. 병무청은 17년 전 유씨의 입국 금지를 법무부에 직접 요청한 기관이다. 정 부대변인은 이날 “우리는 (유씨를) 스티브 유라고 부른다”면서 “외국인이기 때문에 그 사람은 그냥 스티브 유, 외국인 스티브 유, 이렇게 부른다”고 했다. 당시 유씨에 대한 입국 금지를 요청한 배경에 대해서는 “저희가 봤을 때는 인기가수였으니까 젊은 청소년에게도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인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부대변인은 또 국적 변경을 통한 병역 회피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개선 작업도 강조했다. 병무청은 지난해 재외동포법 상 병역 기피 목적으로 국적을 이탈한 외국국적 동포에게 체류 자격이 부여될 수 있는 나이를 만 37세에서 만 40세로 상향하기도 했다. 정 부대변인은 “국적법이라든지 출입국 제도, 또 F-4 비자와 관련된 재외동포법 등을 꾸준히 관계 부처와 협의해서 보완, 개선하고 있다”고 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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