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미국이 주선한 대화 자리도 거절… 협상 의지 없는 일본

알림

미국이 주선한 대화 자리도 거절… 협상 의지 없는 일본

입력
2019.07.14 21:04
수정
2019.07.14 23:47
4면
0 0

스틸웰 ‘한미일 차관보 협의’ 제안… 日, 일정 핑계로 이례적 거부

일본 정부의 한국 수출 규제 강화 조치와 관련한 양국 과장급 첫 실무회의에 참석한 산업통상자원부의 전찬수 무역안보과장(오른쪽부터)과 한철희 동북아 통상과장이 12일 도쿄 지요다구 경제산업성 별관 1031호실에서 일본 측 대표인 경산성의 이와마쓰 준 무역관리과장(왼쪽부터), 이가리 가쓰로 안전보장무역관리과장과 마주앉아 있다. 도쿄=연합뉴스
일본 정부의 한국 수출 규제 강화 조치와 관련한 양국 과장급 첫 실무회의에 참석한 산업통상자원부의 전찬수 무역안보과장(오른쪽부터)과 한철희 동북아 통상과장이 12일 도쿄 지요다구 경제산업성 별관 1031호실에서 일본 측 대표인 경산성의 이와마쓰 준 무역관리과장(왼쪽부터), 이가리 가쓰로 안전보장무역관리과장과 마주앉아 있다. 도쿄=연합뉴스

일본의 대한(對韓) 수출 규제로 양국 관계가 경색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한미일 3국 당국자 협의 자리 주선을 일본이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대화 요청을 일본이 거부한 것은 이례적이다. 미국의 중재 노력마저 잘 먹히지 않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외교 소식통은 14일 “최근 미국이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시아ㆍ태평양 담당 차관보의 아시아 순방 기간 중인 12일 일본 도쿄(東京)에서 한미일 차관보급 협의를 하자고 제안했지만 일본이 별 설명 없이 일정을 핑계로 거부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한국은 미국 제안을 즉각 수용했다고 한다. 스틸웰 차관보는 11~14일 도쿄에 머문 뒤 필리핀 마닐라에 들렀다 16~18일 방한할 예정이다.

일본이 미국에 이런 태도를 보이는 건 드문 일이다. 지금껏 대북(對北)ㆍ대중(對中) 대응이 명분인 미국의 한미일 3각 안보 공조 요구에 협조적인 건 한국보다 일본 쪽이었다. 더욱이 ‘한미일 협력 강화’라는 원론적 입장 표명에 그치던 미국이 11일(현지시간)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을 통해 “한미일 3개국 간의 양자ㆍ3자 관계를 강화하는 방안을 찾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다”고 천명할 정도로 한일 갈등 해결에 적극성을 보이기 시작하던 참이었다.

이는 대화로 문제를 풀려는 생각이 일본에게 없음을 드러내는 정황으로 해석된다. 실제 일본은 최근 추진된 모든 한일 간 협의에 소극적이었다. 일본의 대한 수출규제와 관련해 12일 도쿄에서 처음 열린 양국 수출 관리 담당 부처 간 실무 회의에서 일본 측이 보인 반응이 대표적이다. 만남을 양자 협의로 부르자는 한국 측 요청에도 일본은 기어이 ‘설명회’라는 명칭을 고집했다. 이목이 쏠린 자리인 터라 어느 정도 격식을 갖출 수 있었을 텐데도 장소 선정부터 응대까지 한국 대표단에게 통상적인 과장급 회의 이상의 대접을 하지 않았다. 일본 지역 재외공관장 회의 참석차 김정한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이 11~13일 일본을 방문하게 되면서 가능성이 제기됐던 한일 국장급 협의도 일본 측이 난색을 표시하면서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요란스레 과장할 일은 아니라는 의견도 없지 않다. 일반적인 국가 간 과장급 회의 풍경과 별반 다르지 않았던 데다 행사 명칭이야 호스트 측이 정하기 나름이고 한일 국장급 협의의 경우 지난달 도쿄에서 개최된 만큼 양측을 오가는 관례상 이번에는 서울에서 열릴 차례라는 것이다. 한일관계가 파국으로 치닫는 상황을 미국이 방관만 할 수도 없으리라는 게 외교가 중론이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