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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25번 물려받은 박찬호 “등번호 부끄럽지 않게 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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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25번 물려받은 박찬호 “등번호 부끄럽지 않게 뛸 것”

입력
2019.07.14 15:41
수정
2019.07.14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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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하는 3루수 이범호의 ‘공식 후계자’로

이범호가 1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은퇴식에서 박찬호에게 등번호 25번을 물려주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이범호가 1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은퇴식에서 박찬호에게 등번호 25번을 물려주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지난 1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이범호(38)의 은퇴식에선 보기 드문 순서가 있었다.

데뷔 이후 주전 3루수로 활약해 온 이범호가 자신의 등번호 25번을 현 KIA의 3루수 박찬호(24)에게 전달하는 등번호 승계식이었다. 은퇴 선수가 등번호를 현역 선수에게 공식적으로 물려 주는 행사는 은퇴식에서 처음이었다.

이는 이화원 KIA 대표이사의 아이디어로 이범호가 흔쾌히 받아들여 이뤄졌다. 커리어만 놓고 보면 이범호는 영구결번 감이지만 한화(2000~2009년)와 KIA(2011~2019년)에서 절반씩 선수 생활을 해 프랜차이즈 스타로 칭할 수는 없다. 그래서 KIA와 이범호는 영구결번이 어렵다면 의미 있는 등번호 승계를 하기로 뜻을 모은 것이다.

올 시즌 KIA의 3루는 시즌 초반만 해도 무주공산이었다. 최원준과 류승현, 이창진 등이 도전장을 던졌지만 합격점을 받지 못했다. 그러다 등장한 박찬호는 공수에서 맹활약하며 3루의 주인으로 활약 중이다. KIA 구단이 그런 박찬호를 이범호의 ‘공식 후계자’로 낙점해 더욱 책임감과 자신감을 키워주려는 취지로 추진된 등번호 승계식이었다. 이범호는 은퇴식에서 “혹시라도 (박)찬호가 거부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받아줘서 내가 영광이다”라고 말했다. 그러곤 선수들과 작별 포옹 순서에서 박찬호를 특별히 격하게 끌어안아줬다.

박찬호는 1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선배님의 뜻 깊은 마지막을 장식할 수 있도록 조금이나마 보탬이 된 것 같아서 영광스러웠다"고 적었다. 이어 그는 "제게 '이범호'라는 석 자는 평생 존경의 이름으로 기억될 것"이라면서 "지금까지 해주셨던 크고 작은 조언과 다그침 그리고 짧지만 행복했던 기억들을 가슴 속에 간직하겠다"고 약속했다. 박찬호는 “사실 부담이 되기도 하지만 제가 선배님에 대한 존경심을 표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했기에 더 죽어라 해서 부끄럽지 않은 '25번' 박찬호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지난해 봉중근(KBS N스포츠 해설위원)의 은퇴식에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던 고우석이 LG의 마무리투수로 자리잡은 것처럼 박찬호에게도 평생 기억에 남을 대선배의 은퇴식이었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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