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안 인질 붙잡고 있는 듯
알카에다 연계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알샤바브 소행으로 추정되는 폭탄 테러가 소말리아에서 발생했다. 최소 10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으나 테러 세력이 인질을 붙잡고 있는 등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AP통신 등 외신은 12일(현지시간) “소말리아 항구 도시 키스마유 도심의 메디나 호텔에서 무장 괴한들의 차량 자폭과 총격으로 최소 10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숨진 것으로 확인된 인원 가운데는 소말리아 출신 캐나다 기자인 호단 날라예(43)와 현지 방송 기자 무함마드 오마르 사할(35) 등 언론인 2명이 포함됐다. 부상자는 5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폭발물이 설치된 차량이 호텔로 돌진한 뒤 폭발했으며, 이어 무장 괴한들이 호텔 안으로 난입했다 이후 약 1시간 30여분간 호텔 내 경비부대와 무장 괴한 간의 총격이 이어졌다. 경찰은 “무장단체 조직원들이 다수의 시민과 함께 호텔 안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호텔 안에서는 오는 8월 열릴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 원로와 의원들이 모여 회의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테러 직후 알샤바브가 테러 배후를 자처했다. 알샤바브는 “호텔 안에 여러 구의 시신들이 있으며, 우리가 현재 호텔을 장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알샤바브는 2011년까지 소말리아 중남부 지역 대부분을 장악했던 이슬라미(AIAI)에 뿌리를 둔 무장 단체다. 2006년 AIAI를 견제하기 위해 에티오피아가 소말리아를 침공하자, 소말리아 장악을 목표로 테러를 감행해왔다. 한때 모가디슈와 키스마요 등 소말리아 주요 도시를 장악했지만, 2011년 소말리아 정부와 케냐, 우간다 등이 주축이 된 아프리카연합 평화유지군의 공격으로 소말리아 남부로 밀려난 상태다. 중동에서 사실상 와해된 이슬람국가(IS)의 잔여 세력이 최근 알샤바브에 합류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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