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최저임금위원회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2.87% 오른 8,590원으로 결정하자 청와대와 정부는 “사용자 측과 노동자 측 모두가 참여해 표결한 결과”라며 존중 의사를 표시했다.여당도 즉각 환영 의사를 밝혔지만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2.87% 인상도 폭탄”이라며 재심의를 요구했고,정의당도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지키지 못한 정부를 비판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최저임금위에는 노동자위원과 사용자위원,공익위원이 있다”며 “이들의 의견이 서로 치열하게 오가는 가운데 모두가 있는 자리에서 표결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이낙연 국무총리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 종합정책질의에서 “오랜만에 노사 양측이 모두 참여한 가운데 표결로 결정을 내려 다행”이라며 “최저임금위가 노동자들의 안정적인 삶과 경제사정,최저임금을 지불해야 할 기업주들의 부담 등을 골고루 감안해 결론을 내려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역시 “액수의 많고 적음을 떠나 노사 대표간 성숙한 합의정신이 돋보인 결과”라고 치켜세웠다.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공익위원들의 성심을 다한 중재 하에 서로 한 발씩 양보한 타협의 산물”이라고 평가했다.또 “각계의 속도조절론을 대승적으로 수용하고 작금의 일본 경제보복에 따른 경제 위기 등의 상황에 노사가 합심해 대처하고자 하는 의지가 읽힌다”고 했다.박주현 민주평화당 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적정한 수준의 결정”이라며 환영 의사를 밝혔다.
반면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최저임금이 동결되지 않고 오른 데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아무리 작은 폭탄도 결국 폭탄”이라며 “낮은 인상률일지라도 인상 자체가 우리 경제에 엄청난 독이고 시장을 또다시 얼어붙게 만드는 충격파”라고 비판했다.이어 그는 “동결이 최소한의 조치”라며 “고용노동부장관은 재심의를 요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이미 오를 대로 올라버린 최저임금을 고려하면 결코 낮은 인상률이라 볼 수 없다”며 “시름을 앓던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바람인 ‘동결’을 이뤄내지 못해 못내 아쉽다”고 했다.
최저임금 속도조절 자체에 대한 불만도 나왔다.정호진 정의당 대변인은 “속도조절론 끝에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달성이라는 공약은 물거품이 됐다”며 “참담하기 이를 데 없다”고 밝혔다.정 대변인은 “이번에도 고통은 오로지 노동자의 몫”이라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실현하지 못한 것에 대해 합당한 입장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