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김주영 위원장과 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렌고ㆍ連合) 고즈 리키오(新津里季生) 회장이 11일 밤 일본 도쿄(東京)에 있는 렌고 본부에서 만나 최근 불거진 한·일 무역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한일 간 경제 위기를 노동문제로 간주하고 양국 노동계가 나섰다는 점이 의미가 있다.
12일 한국노총에 따르면 두 사람은 전날‘한일 노동자 고용안정을 위한 한국노총-일본렌고 고위급 회담 합의문’을 내고 문제 해결을 위한 양국 정부의 노력을 촉구했다.
이들은 4개항으로 된 합의문에서 “한국노총과 렌고는 최근 부상하고 있는 무역문제가 양국 경제뿐 아니라 노동자에게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한다”며 “두 정부는 신뢰 관계에 근거해 진정성 있는 협의와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두 조직은 무역문제가 양국 산업이나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주시하면서 필요에 따라 정부에 적절한 대책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과 고즈 회장은 “한국노총과 렌고는 한일 간 무역문제가 양국의 건전한 경제발전을 저해하고 노동자의 생존권을 위협해서는 안 된다는 것에 의견을 함께한다”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렌고는 일본 최대의 노동조합으로 1995년부터 한국노총과 장시간 노동문제, 4차 산업혁명 대응 문제 등 노동이슈에 대해 교류를 이어오고 있다. 렌고 측은 이 합의문을 일본 경제산업성, 후생노동성 등에 전달하고 문제해결을 촉구할 방침이라고 한국노총 측은 전했다.
이날 회담은 지난 1일 일본정부가 수출관리 운영을 개정해 반도체ㆍ디스플레이 등 3개 분야 핵심소재에 대한 수출규제강화를 발표하자, 이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싶다는 김주영 위원장의 제안을 렌고 측이 받아들이면서 이뤄졌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강화책에 대해 일본 내 여론이 호의적인 편이라 렌고 측이 상당히 민감해 했다”면서 “그러나 이번 조치가 양국 노동자들에게 미칠 영향에 양측이 모두 공감, 전향적으로 합의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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