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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러시아, 불화수소 공급 제안”… 업계는 “일본과 외교적 해결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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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러시아, 불화수소 공급 제안”… 업계는 “일본과 외교적 해결 먼저”

입력
2019.07.12 16:55
수정
2019.07.12 20:51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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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오후 청와대에서 고민정 대변인이 일본 수출규제 조치관련 브리핑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12일 오후 청와대에서 고민정 대변인이 일본 수출규제 조치관련 브리핑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는 12일 러시아가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대상인 고순도 불화수소(에칭 가스)를 우리기업에 공급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제안이 현실화되면 삼성 등 국내 반도체기업이 받을 타격이 현저히 줄어들지만, 업계는 일단 “일본과 외교적 해결이 먼저”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러시아 정부가 우리 정부 측에 러시아산 불화수소 수입 의사를 전달한 바는 있다”며 “현재 검토 중에 있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정부는 최근 외교 채널을 통해 러시아산 고순도 불화수소가 일본보다 우수하며, 이를 우리 기업에 공급할 수 있다는 제안을 타진했다고 한다.

앞서 10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경제계 주요인사 간담회에서도 러시아산 불화수소가 거론됐다. 김영주 한국무역협회장은 이 자리에서 “러시아 정부가 주러 한국대사관을 통해 ‘불화수소를 생산하는 데 러시아가 일본보다 더 우수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일본산보다 순도가 높은 러시아산 불화수소를 삼성에 공급할 수 있다’고 밝혀왔다”고 말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간담회 후 브리핑에서 “기업인들이 ‘특정 국가(일본)의 의존도를 낮추는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특히 화학 분야에 강점이 있는 러시아, 독일과의 협력 확대를 검토할 필요성을 제기했다”고 설명한 것도 러시아로의 공급선 다변화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불화수소는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회로의 패턴 중 필요한 부분만 남기고 불필요한 부분은 깎아내는 공정(에칭)과 불순물 제거 공정에 사용된다. 앞서 일본 정부가 1일 불화수소를 수출 규제 품목으로 지정하며 삼성 등 반도체 기업에 막대한 피해를 초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러시아의 불화수소 공급 제안과 관련해 국내 반도체 업계는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긍정적인 뜻을 밝히면서도 “정부로부터 정확한 내용을 전달받은 바가 없다”며 조심스러워 했다. 반도체 제조사 관계자는 “러시아의 기술력이면 `파이브 나인`(99.999%)의 고순도 불화수소를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반도체 공정이 워낙 미세하게 이뤄져 소재 교체로 인한 불량률이 얼마나 나오는지 테스트를 해봐야 해, 당장 일본 소재를 대체해 현장에 투입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러시아산 불화수소가 공급되더라도 당장 일본산을 대체하기는 어려운 만큼 ‘외교적 해결’로 일본 수출 규제 문제를 해결하는 게 급선무라고 입을 모았다. 또 다른 반도체 제조사 관계자도 “사태 장기화로 인해 러시아산으로 공급선을 전면 개편 한다면 모를까, 일시적으로 소재를 교체하기는 비용이나 시간이 많이 든다"며 "외교적 해결로 일본산 소재를 들여오는 게 기업 입장에서는 가장 좋은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도 “여러가지 상업적 가능성, 기술적 타당성을 검토해봐야 한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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