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회원 등 150여명, “전국 유일 개시장 폐쇄해야”

동물자유연대, 동물권행동 카라 등 동물보호시민단체 150여명이 12일 대구 북구 칠성 119지역대 앞에서 거리 행진에 앞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개 도살을 금지하라! 동물권을 보장하라!”

초복인 12일 낮 12시, 대구 북구 칠성동 칠성시장. 동물자유연대와 동물권행동 카라 소속 회원 150여명은 개 식용 종식 및 개 도살 금지 주장과 함께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개식용 철폐 2차 전국 대집회’는 이달 7일 서울시청~청와대 앞을 행진하면서 열었던 1차 집회에 이어진 2차 전국 시위다. 서문시장과 더불어 대구의 대표 전통시장인 칠성시장은 국내 3대 개 시장 가운데 유일하게 남아 있는 곳으로 더 유명하다.

1시간 가량 진행된 이날 집회는 참석자 자유발언, 구호제창, 추모 메시지 작성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전국 3대 개시장인 성남 모란시장과 부산 구포시장은 개 식용영업을 중단했다”며 “대구 칠성시장도 개시장을 폐쇄, 개 식용을 종식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 참석자는 “개는 인간과 한 가족으로 살아가고 있는 개체다”며 “이런 가족을 대한민국 천만인의 가족을 잔혹하게 잡아 먹는 다는 것인 야만적이고 수치스러운 작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찰은 150여명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지만 특별한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동물보호 시민단체 회원들이 12일 대구 북구 칠성119지역대 앞에서 국화 꽃에 추모 글씨를 쓰고 있다.

이번 집회 전날 일본 시마네현에서 건너왔다는 오카무라 히로코씨는 “일본에서도 동물권리와 평등권을 위해 활동들이 많이 이뤄지고 있다”며 “개 도살이 이뤄지고 있는 칠성시장을 직접 눈으로 보니 우울한 기분이 들고, 하루 빨리 칠성 개시장도 폐쇄돼 동물 보호를 위한 곳으로 재탄생 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불상사를 우려한 칠성 개시장 상인들은 집회 참가자들과 접촉 자체를 피했지만 불만의 표정은 역력했다. 한 상인은 “평생 이 장사를 해 왔는데 지금 그만두라면 우리는 굶어 죽으라는 말이냐”며 “오늘은 집회도 있어서 우리 안에 개들은 다른 곳으로 옮겨 놨지만 다시 장사를 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상인은 “요즘은 예전처럼 잔인하게 도축 하는 일은 더 이상 없다”며 “고통을 최소화하고, 위생적으로 하는 만큼 영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하면서 기존 상인들 생계대책부터 마련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다른 상인들 중에서도 이날 집회에 반감을 보이는 경우도 많았다. 칠성시장에서 20년 넘게 청과물을 취급해 왔다는 60대 상인은 “보신탕을 먹는 것도 하나의 문화로, 다양성을 존중해야 하고 동물복지에 앞서 인간의 존엄성이 지상 최고의 가치”라며 “귀여운 개를 어떻게 먹냐고 하는데 그렇게 따지면 소고기 닭고기도 먹어선 안 된다”고 개시장 유지 편에 섰다.

하지만 동물보호 시민단체들은 아예 시장 폐쇄까지 요구하면서 압박 수위를 높였다.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개식용 종식을 염원하는 시민들의 바람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며 “대구시와 대구 북구청도 이 같은 시대 변화에 맞춰 개시장을 폐쇄하고 동물 인권 향상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물보호시민단체들이 12일 개식용 철폐를 주장하며 거리행진을 벌이고 있다.

한편 대구 북구는 지난달 칠성시장 상인들로 구성된 조합으로부터 재건축을 골자로 한 정비사업 신청서를 접수 받고 승인 여부 검토에 들어갔다. 정비사업 신청이 승인되면 칠성 개시장 위치엔 지하 7층, 지상 12층 규모 복합상가 건물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에 따라 칠성 개시장의 존폐 여부는 9월쯤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대구=글·사진 김재현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동물보호 시민단체 회원들이 12일 칠성 개시장 내 보신탕 집 앞을 지나며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대구 북구 칠성동 칠성 개시장 건강원 우리에 개들이 자취를 감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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