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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살이나 된 아이가 무섭다고 잠을 자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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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살이나 된 아이가 무섭다고 잠을 자지 않네요”

입력
2019.07.1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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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주부 김모(42)씨는 요즘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는 초등학교 3학년 딸 때문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열 살이나 된 아이가 “잠이 오지 않는다”며 엄마 아빠 방에 찾아오기 때문. “다 큰 녀석이 왜 그래?”하면서 야단을 쳐도 아이는 계속 “잠이 오지 않는다. 무섭다”며 자기 방에 가질 않는다. 잠이 오지 않는다는 아이를 쫓아낼 수 도 없고 그렇다고 마냥 아이의 응석을 받아줄 수도 없어 난감할 따름이다.

10대에 들어선 아이가 유아기 때처럼 잠이 오지 않는다며 잠투정을 부린다면 아이의 최근 상황을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은 이렇게 잠을 자지 못하는 증세를 ‘정신생리적 불면증’이라고 말한다.

아이가 잠을 이루지 못하는 원인은 다양하지만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은 어른들이 알지 못하는 불안과 공포 등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잠을 잘 못자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한다. 문제는 아이들조차 자신이 왜 잠을 못 이루는지 설명하기 어렵다는 것. 정유숙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10대가 되면 아이들은 유아기 때와 달리 사건사고를 접하거나 무서운 동영상 등을 봤을 경우 예민하게 반응한다”며 “아직 성인처럼 인지능력이 발달되지 않아 좋지 않은 기억이나 영상이 머리에 남아 잠을 이루지 못할 수 있어 구체적으로 무엇 때문에 잠을 자지 못하는지 아이와 대화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잠을 이루지 못해 아이가 부모를 찾았을 때 아이를 야단치는 일은 삼가야 한다. 정 교수는 “아이가 부모를 찾는다는 것은 엄마 아빠가 자신을 보호해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라며 “이 때 아이를 야단쳐 자기 방으로 돌려보내면 아이는 잠을 이루지 못하고 공포에 떤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이런 일이 반복되면 아이는 수면부족으로 학교생활은 물론 건강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부모들의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학업이나 교우관계에 문제가 있는지 여부도 점검해야 한다. 나해란 여의도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큰 문제라고 볼 수 없지만 아이가 뭔가에 불안을 느끼면 잠을 자지 못할 수 있다”며 “요즘 초등학생들 중 학업 스트레스 때문에 이렇게 잠을 못 이루는 아이들이 많아 학교생활이나 교우관계에 어려움이 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침실 분위기를 달리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최준호 한양대 구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커튼을 교체하거나 침대방향을 바꾸는 등 잠자리 환경을 달리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며 “아이의 수면을 방해하는 원인을 찾아 노력해도 계속해서 아이가 잠을 이루지 못하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에게 상담을 받아야 문제를 해결토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치중 기자 cj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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