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를 마치고 리더보드를 보니 7언더파 친 선수가 있더라고요. 누구냐고 아빠에게 물어보니 저였어요.”
19세 골퍼 전영인의 기세가 무섭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데뷔 첫해 컷 탈락을 거듭하며 부침을 겪었으나 출전 12번째 대회 만에 개인 통산 한 라운드 최저타 기록을 세우며 처음으로 리더보드 최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전영인은 12일 미국 오하이오주 실바니아의 하이랜드 메도우스 골프클럽(파71ㆍ6,550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마라톤 클래식 첫날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몰아치며 7언더파 64타를 기록했다. 캐나다의 알레나 샤프(38)와 함께 공동 선두에 오른 전영인은 남은 3라운드에서 투어 첫 우승에 도전한다. 우승에 실패하더라도 첫날 경기력을 이어간다면 이번 대회 5위까지 부여되는 AIG 위민스 브리티시 오픈 참가 자격을 노려볼 수 있다.
전영인은 “LPGA 도전 첫해라 정말 힘들지만, 샷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3라운드가 더 남아있기 때문에 크게 신경쓰지 않지만 내 이름이 맨 위에 있는 점은 기뻤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날 전영인은 드라이브 샷 난조(페어웨이 적중률 50%, 14개 중 7개)에 시달렸지만, 뛰어난 아이언 샷 정확도(그린 적중률 79%, 18개 중 14개)로 66타를 기록하면서 자신의 커리어 한 라운드 최소타 기록을 썼다.
한국에선 다소 생소한 전영인은 미국에선 특급 골프 신인으로 통한다. 10세 때 US키즈 월드주니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전영인은 재작년엔 타이거 우즈(43ㆍ미국), 아리야 쭈타누깐(24ㆍ태국)이 우승했던 폴로 주니어 클래식 정상에 오르며 주목 받았다. 2018년 2부 투어인 시메트라 투어에서 활약하던 그는 지난해 11월 역대 최연소(18세)로 Q시리즈를 통과했다. 그간 미국 국적으로 지내왔지만 지난해 스스로 국적 취득 제도를 알아본 뒤 한국 국적을 얻어 올해부턴 리더보드 옆에 태극기를 달고 뛴다.
한편 올해 LPGA 투어 신인상을 사실상 예약한 이정은(23ㆍ대방건설)도 버디만 5개를 적어내며 5언더파 66타 공동 7위로 순조롭게 출발했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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