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제산업성 청사. 도쿄=교도 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한국 산업통상자원부의 수출관리 담당 부서가 작성한 문서 내용을 포함, 한국의 전략물자 수출관리 상황을 자세히 분석하고 있다고 산케이(産經)신문이 12일 보도했다. 산자부가 작성한 2016년 이후 전략물자 불법 수출 적발 현황 자료 등에 대한 분석을 토대로 수출관리에 대한 우려 사항을 한국 측에 조회할 방침이라는 것이다. 내달 ‘화이트(백색)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수순에 들어가기 위해 일본 정부와 언론이 군불을 때고 있는 모양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과 외무성을 중심으로 관련 정보를 공유했고, 일본에서 수출한 품목과의 관련성을 시기와 양 등을 자세히 분석해 한국 측에 사실관계를 조회할 방침이다. 산케이는 “일본 측은 사린가스 등 제조에 전용될 수 있는 불화수소에 대해 한국 측이 요구하는 양을 수출해 왔으나, 공업용 소비 외에 남은 것이 어디에 사용됐는지에 대해 한국 측의 명확한 대답이 없어 의구심이 생긴 것으로 여겨진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 측이 군사전용 가능한 물자와 관련한 수출사안에 대해 일본이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을 하지 않는 한 ‘화이트(백색) 국가’ 대상이 될 가능성은 작다”고 전망했다.

도쿄에서 발행되는 주요 6개 신문들은 이날 하나같이 우리 산자부 자료를 근거로 한국의 수출관리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에 산자부는 “해당 자료는 매년 작성해 국정감사 등을 통해 보고하고 있는 것”이라며 “한국의 수출관리가 제대로 운영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은 “한국에서 적발된 건수 중 3분의 2가 군수전용이 가능한 물자”라며 “일본 정부가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보도에서 한국으로 수출된 제품이 북한 우호국으로 흘러가 무기제조에 사용될 수도 있다며 “일본의 신뢰성도 해칠 수 있다”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불법수출 만이 아니라 한국의 수출관리제도 자체가 제대로 정비돼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후루가와 가즈히사(古川勝久) 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패널은 요미우리신문에 “(한국 자료에는) 위법 기업의 이름이 공개되지 않아 일본 기업에서 볼 때 거래상대인 한국 기업의 관련성을 확인하기 어렵다”며 “일본의 국내 수출관리 위반 사건 수사에 한국의 협력은 필수적인데 최근 (협력을)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 경제산업장관은 자신의 트위터에 “후루가와의 지적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무역정책과 수출관리는 별개”라고 주장했다.

아사히(朝日)신문은 2015년부터 올해 3월까지 한국에서 적발된 전략물자의 불법수출이 156건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는 2015년 이후 불법 수출과 관련해 행정처분한 사례가 9건이라고 전했다. 이 중 일본 정부가 금지하는 대(對) 북한 수출은 6건으로 식품과 일용품 등이었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은 일본 정부가 취약한 한국의 수출관리 체제를 지적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의 불법수출 적발은 2016년 22건에서 2018년 41건으로 두 배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경제산업성 간부는 “불법수출 적발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평가할 수 있지만, 미연에 방지체제를 갖추는 게 필요하다”고 전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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