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만에서 허리케인급으로 발달해 북상 중인 열대성 폭풍 ‘배리’의 영향으로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주민 1만여명에게 11일(현지시간) 강제 대피령이 내려졌다. 특히 올해 내린 기록적인 홍수로 미시시피강이 불어난 상태에서 이번 폭풍이 덮쳐 피해가 막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AP통신 등에 따르면 존 벨 에드워즈 루이지애나 주지사는 뉴올리언스 남동쪽 플레이크마인스 패리시 지역 주민들에게 강제 대피령을 내렸다. 애드워즈 주지사는 전날 뉴올리언스 등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에 따라 주 방위군 병력이 뉴올리언스 등지에 배치돼 미시시피강 제방에 모래주머니 수천 개를 쌓는 등 방재작업을 벌이고 있다.
특히 전날 뉴올리언스에 200㎜ 안팎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도시 일대는 초긴장 상태에 휩싸였다. 시당국은 배수 시스템이 정상 가동되고 있다고 밝혔지만, 이미 도시 곳곳이 침수된 상태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올라오는 현지 사진에는 차량이 반쯤 잠기고 시민들이 작은 보트를 타고 이동하는 모습이 담겼다. 미 국립기상청(NWS)과 국립허리케인센터(NHC)는 루이지애나 동부 지역에 최고 500㎜의 폭우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여기에 올해 내린 기록적인 폭우로 미시시피강 수위가 다른 해 여름보다 2배 이상 높다고 CNN방송이 전했다.
허리케인센터에 따르면 열대성 폭풍 배리는 12일 낮 루이지애나 해안에 상륙할 예정이다. 배리가 해안에 상륙하면 풍속이 시속 120㎞에 달해 1등급 허리케인으로 발달할 것으로 관측됐다. 허리케인센터는 이날 오후 2시 뉴올리언스 메트로 지역에 허리케인 경보를 발령했다.
뉴올리언스는 지난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도시 전역의 80%가 침수하면서 주민 1,500여 명이 숨지는 등 최악의 풍수해를 겪었다. 뉴올리언스는 도시 상당 부분이 해수면보다 낮아 홍수 피해에 극도로 취약하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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