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 인구조사 관련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백악관 로드가드로 향하고 있다. 포토아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적 세계화를 무기로 사용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그는 제재, 관세, 달러 접근제한을 주요 외교정책으로 이용해왔고, 동맹국이나 제도, 규칙의 제약을 받지도 않았다. 이코노미스트지에 따르면 미국이 영향력을 가지는 이유는 군사력 외에도 세계화를 뒷받침하는 네트워크의 중심점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트럼프의 접근법은 “위기를 촉발할 수 있으며 가장 가치 있는 미국의 자산인 정당성을 침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외에도 경제 상호의존성을 이용한 대통령이 있었고, 미국만 그렇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일례로 1973년 아랍국가들은 욤 키푸르 전쟁에서 이스라엘을 지원한 미국을 석유금수조치로 처벌했다. 그 직후, 로버트 코헤인과 나는 ‘힘과 독립’이라는 책을 냈다. 이 책은 비대칭적 상호의존성이 권력의 원천으로 이용될 수 있는 여러 사례를 다뤘다. 또한 단기이익이 때때로 장기손실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례로 당시 닉슨 대통령은 인플레이션 완화를 위해 미국의 대두 수출을 제한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브라질 대두시장이 급속 성장했고 미국의 생산자와 경쟁하게 됐다.

2010년, 중국은 분쟁 중인 동중국해 센카쿠 열도(댜오위다오) 근처에서 중국과 일본 선박의 충돌이 있은 후 전자제품에 필수적인 희토류 수출을 제한하는 것으로 일본을 응징했다. 그 결과 일본은 말레이시아에 정제공장을 보유한 호주 광산회사에 투자, 여기서 나오는 희토류로 현재 일본 수요의 3분의 1을 충족시키고 있다. 또 2000년대 초 폐쇄된 캘리포니아의 마운틴패스 광산도 재가동시켰다. 중국의 전세계 희토류 생산시장 점유율은 2010년 95% 이상에서 작년 70%로 감소했다. 올해, 트럼프의 관세 공격에 대한 예상된 반응으로 시진핑 주석은 희토류 생산지를 보란 듯이 방문했다.

지적재산 절도나 무역 불평등을 초래하는 국영기업 보조금 등 중국의 경제행위에 대해 미국(그리고 다른 국가들)은 당연히 불만이다. 또 미국이 5G 무선통신에 대해 화웨이 같은 중국기업에 의존하지 않게 하는 데는 중요한 보안상 이유가 있다. 중국은 언론자유와 관련된 보안상 이유로 ‘만리장성 방화벽’을 가동해 페이스북이나 구글 운영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그런데 보안상 이유로 특정 기술과 회사를 통제하는 것과 상업적 공급망에 막대한 혼란을 불러일으켜 정치적 영향력을 키우는 것은 별개 문제다. 영향력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장기적 비용이 얼마나 될지 명확하지 않다.

다른 국가들이 미국의 상호의존 네트워크로부터 짧은 시일 내에 벗어날 수 없겠지만, 빠져 나오려는 욕구는 장기적으로 더 커질 것이다. 그러는 동안, 갈등을 제한하고 국제 공공재를 창출하는 국제기구에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 것이다. 헨리 키신저가 지적한 대로 세계질서는 세력의 안정적 균형뿐만 아니라 국제기구들이 부여하는 정당성에 달려 있다. 트럼프가 중국의 경제행위에 대응하는 것은 옳았으나, 동맹국과 국제기구가 치르게 되는 비용을 고려하지 않은 것은 잘못이다. 똑 같은 문제가 이란과 유럽에 대한 그의 정책을 약화시키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같은 동맹과 유엔, 핵확산금지조약, 국제원자력기구 같은 기구의 존재는 안보를 향상시킨다. 자유시장과 경제적 세계화는 혼란을 가져올 수 있으나, (줄곧 불평등하게 분배되기는 하지만) 부를 창출한다. 금융안정을 유지하는 것은 수억 명의 미국인과 외국인의 삶에 똑같이 중요하다. 또한 이민 배척주의와 포퓰리즘적 반발이 경제 세계화에 주는 영향과 관계없이 생태 세계화는 불가피한 것이다. 온실가스와 전염병에는 국경이 없다. 트럼프가 과학을 부정하고 2015년 파리협약을 철회하도록 한 포퓰리즘 정치 원칙은 물리 법칙과 양립할 수 없다.

미국은 바다와 공간 사용에 관한 협력을 강화하고 기후변화와 전염병에 대처하기 위한 체제를 더욱 더 필요로 할 것이다. ‘자유로운 국제질서’ 같은 체제를 언급하는 것은 자유민주주의 가치 증진을 세계 공공재 사용 촉진을 위한 제도적 틀의 마련과 동일시하게 되어 선택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중국과 미국은 자유민주주의에 대해서는 의견을 달리하지만, 경제와 생태계의 상호의존성 관리를 위한 개방적 규칙 기반의 체제 개발에는 공통된 관심이 있다.

몇몇 트럼프 옹호자는 그의 비정통적 스타일과 기꺼이 규칙을 깨고 기구를 없애는 태도가 북한의 핵무기, 중국의 강제 기술이전, 이란의 정권교체 같은 현안에 큰 이익을 줄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권력과 상호의존성의 관계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하며 세계의 상호의존성에서 미국의 특권적 지위를 너무 자주 사용하는 것은 자기패배를 가져올 수 있다. 이코노미스트지가 주장한 것처럼 불도저식 접근법의 제도적 비용은 장기적으로 미국의 힘을 약화시킬 수 있다. 이 경우 트럼프의 접근방식은 미국의 국가 안보, 번영, 삶의 방식을 크게 희생시킨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석좌교수ㆍ국제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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