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컬링선수권 결승서 ‘팀 민지’ 6-5 제압
4년 만의 태극마크… 감격의 눈물
경기도청 여자컬링팀(스킵 김은지) '컬스데이'가 4년 만에 태극마크 탈환에 성공했다. 최근 3년간 한국 여자컬링은 절대강자 없이 경기도청과 춘천시청, 경북체육회의 불꽃 튀는 삼국지가 벌어지는 양상이다.
경기도청은 11일 강원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9~20 한국컬링선수권대회 여자부 결승에서 '팀 민지' 춘천시청(스킵 김민지)을 6-5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국가대표 선발전을 겸한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경기도청은 2015~16 시즌 이후 4년 만에 태극마크를 달았다.
경기도청은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 국가대표로 출전해 ‘컬스데이’라는 별명을 얻었던 팀이다. 현 경기도청의 스킵 김은지(28)와 서드 엄민지(28)는 당시 국가대표 출신으로, 여기에 김수지(26ㆍ세컨드)와 쌍둥이 자매 설예은(23ㆍ리드), 설예지(23ㆍ후보)가 합류하면서 새로운 컬스데이로 활약하고 있다.
경기도청은 2018년 ‘팀 킴’ 경북체육회(스킵 김경애)에 밀려 평창 올림픽엔 출전하지 못했지만 한국 컬링 인기를 일으킨 시초격의 팀으로, 그동안 여자부 강팀으로 활약해왔다. 지난 2월 전국동계체육대회에서 우승한 데 이어 한국컬링선수권까지 제패하며 올해 열린 국내 대회를 모두 휩쓰는 저력을 발휘했다.
이번 대회에서 5경기 전승, 예선 1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경기도청은 올해 세계여자컬링선수권에서 동메달을 딴 예선 2위(4승 1패) 춘천시청에 2-13으로 패했다. 결승에 직행하지 못했지만 이날 오전 열린 준결승에서 경북체육회를 제압한 뒤 다시 춘천시청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경기도청은 결승전에서 춘천시청에 4-5로 밀린 상태로 마지막 10엔드에 돌입했다. 게다가 춘천시청이 후공권을 잡고 있어 패배가 유력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경기도청은 포기하지 않고 영리한 플레이로 마지막 스톤 전까지 하우스 안에 자신들의 스톤 3개 모두 춘천시청의 스톤 1개보다 중앙에 더 가까운 상황을 만들었다.
결국 춘천시청에서 실수가 나왔다. 춘천시청 스킵 김민지는 마지막 스톤으로 경기도청의 스톤들을 쳐내는 작전을 펼쳤으나 자신들의 스톤이 중앙에 멈추지 않고 경기도청 스톤 2개보다 하우스 외곽에 정지하며 5-6 역전을 내주고 말았다. 경기도청 선수들은 우승을 확정 지은 순간 서로 얼싸 안고 오랜만의 태극마크가 감격스러운 듯 눈물을 흘렸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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