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위 출범 11일 만
주대환 바른미래당 혁신위원장이 11일 사퇴 의사를 밝혔다. 당 내홍 수습과 내년 총선 대비를 목표로 혁신위가 출범한 지 불과 11일 만이다.
주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바른미래당의 혁신위원장의 자리를 내려놓고자 한다”고 밝혔다.
주 위원장은 “저는 당에서 혁신위원장을 맡아달라는 제안을 받았을 때 큰 기대를 가졌다. 몇 달 간의 내분을 이제는 멈추고 미래를 향해서 나아가기 위한 비전과 발전 전략을 마련해달라는 주문으로 받아들였다”며 “그런데 지난 일주일 여의 실제 혁신위 활동 기간 중 제가 본 것은 계파 갈등이 혁신위 안에서 그대로 재연되는 모습이었다. 매우 크게 실망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특히 젊은 혁신위원들을 뒤에서 조종하는, 당을 깨려는 검은 세력에 대해서 크게 분노를 느끼고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며 “제 자신이 그들과 맞서 싸우고, 이 당을 발전시키고 지키기 위해 더 노력했어야 하지만 오늘 저는 역부족을 느끼고 혁신위원장직에서 물러나고자 한다”고 했다.
바른미래당 혁신위는 전날 열린 제5차 혁신위원회의에서 장시간 토론을 거친 끝에 ‘3단계 계획’에 따른 혁신안을 통과시켰다. 3단계 계획은 △손학규 당대표 체제 제21대 총선 승리 비전 확인(혁신을 위한 주요 리더들의 비전 공청회) △현 지도부 체제에 대한 평가(재신임)를 포함하는 바른미래당 지지 △평가 및 판단이다. 이기인 혁신위 대변인은 이 같은 혁신안이 손 대표를 포함한 지도부 퇴진을 전제로 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지만, 공청회와 여론조사에서 지도부 퇴진 여론이 압도적이라 나온다면 자리를 지키기 어렵다.
주 위원장은 손 대표의 측근이다. 그는 사실상 지도부 퇴진을 이끌어내기 위한 혁신안이 통과되자 사퇴를 선언한 것으로 보인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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