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회>조현구 대표, “국내외 1만7,000개 학교, 500만명이 이용”

“엄마, 준비물 챙겨주세요!” “아빠, 가정통신문에 도장 찍어주세요.”

아이를 학교에 보내는 것은 간단한 일이 아니다. 학교에 가서 수업만 받으면 끝나는 게 아니라 수업 외 가정통신문, 준비물, 과제물 등 학생이나 교사, 학부모가 챙겨야 할 것들이 많다.

바로 이 점이 교육 스타트업 기업을 표방한 클래스팅이 뜨는 이유다. 2012년 7월 교사 출신의 조현구(35) 대표가 창업한 이 업체는 교육에 정보기술(IT)을 접목한 에듀테크(edutech) 스타트업이다. 이 업체가 만든 사명과 동일한 교육용 플랫폼 서비스 ‘클래스팅’은 교사와 학생, 학부모의 소통 수단이면서 학업에 필요한 수업 관리, 학생 관리, 방과 후 활동 지원 등 다양한 학교 관련 일을 할 수 있는 도구다.

클래스팅을 창업한 조현구 대표는 초등학교 교사 출신이다. 클래스팅 제공

◇가정통신문부터 숙제까지 스마트폰으로 해결

예를 들어 가정통신문의 경우 과거에 교사가 문서를 만들어 출력한 뒤 학생들에게 나눠주고 부모의 도장을 받아오면 일일이 확인 후 통계를 내야 했다. 그렇다 보니 교사나 학생, 부모 모두 놓치는 일이 많고 회수에 시간이 오래 걸렸다.

그러나 무료 제공되는 클래스팅 앱을 스마트폰에 설치하면 지난한 과정을 간단하게 끝낼 수 있다. 교사가 앱에서 가정통신문을 작성해 버튼을 누르면 바로 부모들에게 전송된다. 부모는 전송된 메시지를 보고 화면에서 필요한 내용을 선택해 회신 버튼을 누르면 된다. 앱이 회신을 받으면 자동으로 통계를 내주기 때문에 교사가 일일이 번거로운 작업을 할 필요가 없다. 교사나 학부모, 학생들 모두 가정통신문 때문에 서로 다그칠 필요도 없고 간편하게 처리할 수 있다. 또 학교에서 알려야 할 공지 사항도 간단하게 앱으로 전달할 수 있다.

수업도 마찬가지. 교사가 학생들에게 필요한 참고 자료를 클래스팅으로 배포하면 학생들이 간단하게 내려 받을 수 있다. 과제물도 클래스팅으로 나눠주고 학생들이 클래스팅에서 풀어 바로 제출한다. 학생들이 낸 과제물은 클래스팅에서 채점과 통계가 자동으로 이뤄진다. 교사는 이를 통해 어떤 학생이 어느 부분에서 부족한 지 쉽게 파악해 차별화된 지도를 할 수 있다. 부모나 학생 모두 학업 성취도를 높일 수 있어 반가운 일이다.

그래서 클래스팅을 이용하는 학교에서는 숙제를 집에 놓고 와 발을 동동 구르는 학생도, 일과가 모두 끝난 뒤 늦게까지 과제 채점하느라 퇴근을 미루는 교사의 모습도 찾아보기 힘든 풍경이 됐다. 조 대표는 “교사의 일과 가운데 상당 부분이 수업 외 업무에 시간을 빼앗긴다”며 “이런 부분을 줄여 교사, 학생, 학부모 모두에게 편리함을 제공하기 위해 클래스팅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클래스팅은 학생들의 방과 후 활동도 지원한다. 조 대표는 “학생들이 정규 수업 외 흥미 있는 분야에 참여할 수 있도록 방과 후 체험 코너를 모아 놓았다”며 “학생들이 각자 체험 활동을 신청할 수 있고 학교에서 단체로 체험 수업에 활용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편리함 때문에 클래스팅 앱은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전세계 1만7,000개 학교에서 500만명 이상의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이를 위해 클래스팅은 15개국 언어로 서비스를 제공 중이며 대만, 일본, 미국, 중국 등에 현지 법인을 두고 현지화된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정부도 클래스팅의 뛰어난 기능 때문에 개발도상국에 공적개발원조(ODA)를 지원할 때 아예 클래스팅 서비스를 같이 보급한다. 조 대표는 “아프리카나 콜롬비아 등에 ODA와 함께 클래스팅이 보급됐다”며 “향후 해외 사업을 더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AI 교사와 일정 관리, 준비물 구매 기능 추가 예정

이런 것들이 가능한 것은 조 대표가 기술 개발에 남다른 관심을 쏟기 때문이다. 대학에서 컴퓨터교육학을 전공한 그는 2009년부터 인천동방초등학교에서 4년간 교사 생활을 했다. 그때 교육계가 IT를 받아들이는데 늦는 것을 보고 교육에 IT를 접목하면 더 나은 교육이 이뤄질 수 있다는 믿음과 함께 클래스팅을 창업했다. 이때 개발을 지원한 사람이 친구이자 공동창업자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출신의 개발자 유재상 기술총괄책임자(CTO)다. 이후 클래스팅은 개발자를 꾸준히 늘려서 40여명의 직원 가운데 60%인 25명이 개발자다.

최근 클래스팅에 새로 추가된 기능은 인공지능(AI)이다. 자체 개발해 특허등록을 완료한 ‘클래스팅 AI’는 AI가 학생들의 시험 결과와 제출 과제 등을 토대로 학생마다 무엇이 부족하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AI 교사다. 이 기능은 유료 제공되는 프리미엄 서비스다.

여기 그치지 않고 출석 확인과 일정 연동 기능을 하반기에 새로 선보일 예정이다. 일정 연동 기능은 부모의 스마트폰과 연동해 학교 일정을 자동 표시해 준다. 또 부모가 손쉽게 준비물을 챙겨주는 기능도 새로 추가된다. 교사가 알림장으로 준비물을 알려주면 부모가 알림장에서 바로 준비물을 구매할 수 있는 기능이다.

또 학생과 대화를 나누며 학업을 안내하는 일종의 AI 비서인 로봇을 내년 초에 내놓기 위해 개발 중이다. 조 대표는 “창업 당시 기획했던 기능의 60% 정도를 클래스팅으로 선보였다”며 “아직도 추가될 것이 많기 때문에 준비되는 대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수익은 클래스팅 앱에 내보내는 광고로 올린다. 조 대표는 “스타트업이어서 손익 분기점에 도달하는 것이 힘든데 광고 수익을 통해 이미 손익 분기점을 넘었다”고 설명했다.

조 대표는 클래스팅이 진입 장벽이 높은 특화된 영역을 개척했다고 본다. 그는 “학교 시스템과 교사의 일상을 잘 알지 못하면 뛰어들기 힘들다”며 “서비스 대상의 특징을 잘 알고 시장을 선점한 것이 클래스팅의 장점”이라고 분석했다.

대구 하반초등학교 학생들이 클래스팅을 이용해 수업을 하고 있다. 클래스팅 제공

◇”정부의 직접 소프트웨어 개발이 규제보다 심한 장벽”

오히려 조 대표는 경쟁업체의 출현보다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걱정한다. 그는 “정부는 에듀테크 기업들이 많이 나오도록 지원을 하고 직접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면 안 된다”며 “정부에서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무료로 학교에 나눠준 뒤 사용하는 학교에 가산점을 줘서 에듀테크 기업의 등장을 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가 이런 식으로 학교들이 정부 프로그램을 쓰도록 만들어 잘 사용한다고 보고하고 다시 예산을 책정해 또다른 프로그램을 만든다”며 “정부의 시장 교란이 규제보다 더 심하다”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조 대표는 영국의 에듀테크 산업을 예로 들었다. 그는 “영국은 국가가 연간 몇 조원 규모의 소프트웨어 구입비를 학교에 지원해 학교들이 이 돈으로 많은 소프트웨어를 구입한다”며 “그래서 영국은 2,000개 이상의 에듀테크 스타트업이 번창하고 다양한 기술과 서비스가 계속 나온다”고 강조했다.

클래스팅이 장기적으로 관심을 갖는 것은 블록체인이다. 즉 클래스팅을 이용한 학생들의 다양한 활동 자료를 블록체인 기술로 분산 저장해 신뢰성을 높이면 대학 입시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조 대표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하면 대학 입시에서 불필요한 지식 경쟁 대신 학생들의 자질을 평가해 선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여기에 많은 학교, 기관 등이 참여하는 비영리적 기능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역설했다.

최연진 IT전문기자 wolfpa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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