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시를 길어 올린 미국 시인 칼 윌슨 베이커(1878~1960)의 이 작품을 읽고 나면 떨기나무를 찾아보고 싶지요. ‘찌르다’라는 어원을 가진 떨기나무는 나무라기보다 덤불처럼 보이는데, ‘떨기나무 불꽃’은 성경에 나오지요. “떨기나무에 불이 붙었으나 그 나무가 사라지지 아니하니라.”, 이런 상징이지요.
지치고 피곤하면 축 늘어져서 여기 있고만 싶어, 그럴 텐데, 내 마음의 새는 “제발 여기서 내보내줘,/쉬고 싶어”라고 하지요. 마음은 새에게 안식처이면서 가둬둔 조롱이니까, 이런 메시지를 보내는 상황은, 가장 강력한 어려움에 처했다는 일종의 비명, 또는 SOS 같은 것이지요.
반나절이든 며칠간의 여행이든, 집에서 떠나기는 마음의 문 활짝 열어젖히기. 열린 문으로 갇힌 새 먼저 내보내기. 모래로 덮인 샛길…볼품없이…황량하게…의 땅을 새와 따로 또 같이 지나기. 마음 속 새는 머리 위 새가 되고 나는 새를 따라가는 새가 될 때, 특별할 것 없는 떨기나무 꽃봉오리는 ‘떨기나무 가운데로부터 나오는 불꽃’.
그러니까요. 하나. 내 마음의 새가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둘. 마음의 새에게 귀 기울이세요. 셋. 새가 해 달라는 대로 해 주세요. 또 셋. 새에게 자유를 선물하되 새를 놓치지는 마세요. “내 마음은 쌩하고 공중에서 원을 그”리는 시간이 길어져도 셋 이상은 세지 마세요. 다시 셋, 또 셋 그러다보면, 어느 순간 새의 말을 듣게 되죠. “이제 집에 데려가줘,/다시 노래 부르고 싶어.”
이원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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