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동 강간미수’ 사건으로 구속기소된 조모(30)씨가 법정에서 “강간할 뜻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부장 김연학) 심리로 열린 조씨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조씨 변호인은 여성을 뒤쫓아가 문을 열려 한 것은 맞지만, “강간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피해자를 쫓아가 엘리베이터를 같이 탔고, 거기서 같이 술을 한 잔 마시자는 취지의 얘기를 건넨 것으로만 기억한다”며 “법률적으로는 주거침입과 폭행협박죄로 의율돼야 하며, 자수했기 때문에 형량 또한 감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간미수는 ‘강간을 목적으로 협박이나 폭력을 행사했지만, 성관계에까지는 이르지 못한 상태’를 뜻한다. 이 때문에 조씨가 여성을 뒤쫓아가 문을 열려고 한 행위 정도를 두고 성폭행의 의도가 있었다라고 단정짓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법원이 새벽 4시쯤 여성 혼자 있는 방에 침입하려 한 행위에 대해 강간미수죄를 인정한 판례가 있긴 하지만, 이 경우 문을 부술 정도로 두드려댔다는 정황과 평소 가해자가 피해자를 간음하려 했다는 주변인들의 진술 등이 결정적이었다. 조씨에게 강간미수를 적용하려면 증거가 좀 더 촘촘해야 한다는 얘기다.
조씨는 지난 5월28일 오전 6시20분쯤 서울 신림동에서 귀가하는 여성을 뒤쫓아간 뒤 해당 여성의 집으로 들어가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를 따라간 조씨가 현관문을 열려고 하는 모습이 생생하게 찍힌 폐쇄회로(CC)TV 화면이 공개되면서 큰 파문이 일었다. 한편 조씨는 2012년에도 술 취한 20대 여성을 뒤따라가 강제 추행한 전력이 있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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