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 채택 없는 검찰총장 임명 역대 2명뿐 
 모두 ‘수장 공백’ 명분…강행 땐 정치적 부담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열린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실에서 윤 후보자가 물을 마시고 있다. 홍인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15일까지 재송부해 줄 것을 국회에 요청했다. 야당이 윤 후보자의 위증을 문제 삼아 보고서 채택에 반대하자 국회 절차 없이 임명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표시한 것이다. 검찰총장은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없이도 임명이 가능하긴 하지만 변수가 없는 것은 아니다. 문무일 검찰총장 퇴임과 윤 후보자 취임까지 약 보름의 기간이 문제다. 야당의 총공세 속에 추가 의혹이라도 나온다면 청와대로서는 임명 강행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검찰총장 인사청문회가 도입된 2003년 이후 역대 총장들이 인사청문회 이후 취임하는데 걸린 기간은 대체로 10일이 채 걸리지 않았다. 10일을 넘긴 경우는 임채진ㆍ김진태ㆍ김수남 전 총장에 불과하다. 또 임기를 제대로 채우지 못하고 떠난 전임자의 자리를 메우다 보니 검찰공백을 우려하는 정치권의 공감대로 인해 청문 경과보고서도 대체로 채택됐다.

예외의 경우가 한상대ㆍ김진태 전 총장. 2011년 검찰총장 청문회에서 이명박 당시 대통령과 개인적 친분이 있는 ‘코드인사’라는 쟁점이 부각되는 바람에 민주당의 거부로 한 전 총장은 보고서는 채택 없이 총장에 임명됐다. 김 전 총장 청문회에선 이른바 ‘삼성 떡값’ 검사 리스트가 쟁점으로 떠올라 민주당이 강하게 반대하자 박근혜 당시 대통령이 보고서 송부를 다시 요청하는 절차를 거친 뒤 19일만에 임명을 강행했다.

윤 후보자의 경우도 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이 순탄치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의 뇌물수수 의혹 사건과 관련한 위증 논란으로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보고서 채택에 반대하고 있어서다.

더구나 청와대 입장에서는 24일 문 전 총장 퇴임 전까지 임명을 강행할 수 없다는 점도 부담이다. 앞서 청문 경과보고서 없이 총장 임명을 강행했던 두 경우에는 전임자의 사퇴로 ‘검찰 수장의 공백이 장기화되고 있다’는 명분이 있어 가능했다. 하지만 지금은 문무일 총장이 2년의 임기를 정상적으로 마치고 떠나는 경우라 신임 총장은 25일 이후에나 임명할 수 있다.

이런 사정을 감안하면 윤 후보자의 총장 임명에는 남은 보름의 기간이 핵심 변수가 될 공산이 크다. 당초 예상하지 못했던 의혹이 제기되고 야당의 반발도 거세진 만큼 추가적인 폭로가 나올 경우 임명을 장담할 순 없다.

물론 정치권과 법조계에선 윤 후보자가 끝내 총장에 임명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윤 후보자는 정부 출범 때부터 검찰총장 ‘0순위’로 꼽힐 정도로 문 대통령의 신임을 받았다. 위증 논란에도 불구하고 윤 후보자에 대한 지지 여론은 상당하다. 윤 후보자 측은 그 동안 제기된 의혹에 대한 해명을 모두 내놓은 만큼, 정치권의 결정을 기다리는 분위기다.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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