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공약 지키려고 힘으로 밀어붙여” 법적 대응 시사
[저작권 한국일보]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박건호(오른쪽) 교육정책국장 등 교육청 관계자들이 관내 자사고 13개교에 대한 운영평가 결과와 자사고 지정 취소 관련 청문 대상 학교를 발표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서울시교육청이 13개 자사고에 대한 재평가 결과, 8개가 기준 점수에 미달했다고 9일 발표했다. 탈락 위기에 놓인 학교와 학부모들은 즉각 반발했다. 김철경 서울 자율형사립고학교장연합회장(대광고 교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반론 제기와 법적인 대응까지 시사했다.

김 회장은 1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전화 인터뷰를 통해 “(자사고 폐지가) 현 정부의 대선공약이고 교육 부문의 국정과제이기 때문에 정의, 규칙, 논리에 맞지 않게 힘의 논리로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교육 철학과 이데올로기의 충돌”이라면서 “교육 법정주의를 지켜달라”고도 했다.

교육 당국은 자사고에 대해 ▲당초 설립 취지인 다양한 교육보다 입시 위주로 운영되고 있고 ▲기초생활수급ㆍ한부모ㆍ다문화 가정 학생 선발에 소극적인 점 등을 들어 취지를 살리지 못하는 자사고를 일반고로 전화하는 것이 낫다는 입장이다. 김 회장은 교육 당국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우선 다양성 교육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 김 회장은 “2015년 교육과정 개편을 하면서 자사고는 교육과정 편성권을 완전히 박탈당해 자율권이 없는 상황”이라며 “이번에 (기준 점수에 미달한) 8개 학교는 나름대로 진로와 적성에 적합한 선택과목을 다양하게 개설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자사고의 선행학습과 입시학원화를 두고는 “만약에 선행학습을 한 학교가 있다면 교육청에서 미리 지도하고 이미 자사고 지위를 취소했어야 한다. 선행학습을 할 수 있는 대범한 학교는 서울형 자사고에는 없다”고 김 회장은 언급했다. 또한 “대한민국 입시제도가 변하지 않는 한 전국의 모든 고교가 학생들에게 진학 준비교육을 안 시킬 수 없다”면서 “비교과 활동에 대해서도 다양하게 하고 있는데 입시 결과가 좋게 나왔다고 해서 (자사고는) 입시 사관학교라고 얘기하는 건 최소한 서울형 자사고에는 해당이 되지 않는다”고 반론을 폈다.

소외계층 신입생 선발을 두고는 “학교가 노력하지 않아서 (사회자 배려 대상자)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고 하는데 지역적인 특성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김 회장은 오히려 교육 당국을 공격하기도 했다. 그는 “참 묘한데 2000년대 초반의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 세워졌던 전국형 자사고와 2010년 이후에 세워졌던 자사고를 분리해서 얘기하고 있다”면서 “솔직히 말해 전국형 자사고와 서울형 자사고를 놓고 봤을 때 어디가 더 문제냐. (그런데) 전국형 자사고는 상산고 빼놓고 다 살았다”고 언급했다. 자사고 중 입시학원처럼 변질됐다고 질타를 받을 만한 학교들은 전국형인데도 정치적인 이유로 대부분 유지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전국형 자사고 중 상산고도 결국 살아남을 것으로 봤다. 상산고는 억울한 점이 있고 재평가 점수가 80점을 넘기 때문에 교육부가 자사고 인가 취소에 부동의할 것이고, 서울형 자사고에 대해서는 동의해 자사고의 지위를 잃게 될 것이라는 게 김 회장의 전망이다. 그는 “(교육부가) 듣지 않는다고 해도 평가의 부당성, 불합리성을 조목조목 반론할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해당 학교에서 변호사도 선임해서 대처하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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