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일, 지정생존자’ 기적의 생존자 이준혁은 희망의 메신저일까 빌런일까.
지난 9일 방송된 tvN ‘60일 지정생존자’ 4화에서는 국회의원 오영석(이준혁)이 국회의사당 폭탄 테러 현장에서 극적으로 구조되며 ‘희망의 메신저’로 떠올랐다.
그는 생존과 동시에 국민적 사랑과 지지를 얻게 된 오영석은 단연 정치계 화제의 인물로 집중 조명 받았지만 생존했다는 기쁨을 누리기보다는 소중한 사람들을 잃었다는 슬픔과 죄책감을 느꼈다. “대한민국은 국회의사당을 잃었지만 난 함께 꿈꿔 온 모든 사람들을 잃었습니다. 그래도 살아남은 걸 내가 기뻐해야 합니까”라는 말로 묵직한 울림을 남기기도 했다.
이처럼 오영석이 신뢰하고 싶은 정치인의 모습으로 시청자의 이목을 집중시킨 때 그가 국회의사당 폭발 당시 의원석에서 자리를 비운 것이 밝혀지며 테러를 미리 인지하고 있었다는 의혹이 시작되며 분위기가 반전됐다. 기적의 생존자이자 희망의 메신저에서 빌런 의혹을 받는 인물로 극과 극의 경계에 선 것이다. 또한, 극 말미 박무진의 생방송 인터뷰를 여유롭게 바라보며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는 모습은 앞서 보인 오영석의 얼굴과는 또 다른 모습으로 의구심을 키웠다.
이준혁은 극과 극 경계 사이의 인물 오영석을 섬세한 연기로 완성하며 몰입도를 높였다. 병실에서 오영석을 처음 마주할 때는 넋이 나간 표정으로 현실을 실감하지 못하는 복잡한 감정을 담았고, 희생자의 슬픔을 떠올릴 때는 눈물을 삼키는 떨리는 목소리로 오영석의 심경을 느낄 수 있게 했다. 특히 불안정해 보이던 오영석이 극 말미 전혀 다른 인물처럼 느껴진 데는 이준혁의 미소 띤 표정과 여유로운 목소리가 반전을 더했다. 이준혁의 담담한 듯 삼켜내는 감정 연기와 마지막 반전 모습은 오영석이라는 인물을 더욱 미스터리하게 만들며 캐릭터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한편, 기적의 생존자에서 국가 테러를 알고 있던 빌런으로 의심받고 있는 오영석이 과연 어떤 인물일지 궁금증을 더하는 가운데 차주 예고편에서는 오영석의 영결식 추도문 낭독을 준비하는 모습과 생존 의혹이 커지는 내용이 담겨 흥미를 더했다. ‘60일, 지정생존자’ 본 방송은 월화 오후 9시 30분 tvN을 통해 방송된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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