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신환 “거짓말 드러나” 박지원 “임명 찬성”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마무리됐지만 후폭풍이 거세다. 청문위원으로 참석했던 여야 의원들은 청문회가 끝난 후 각자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엇갈린 반응을 내놓고 있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9일 SNS에 “마지막에 대박이 터졌다”며 “윤 후보자가 청문회 내내 용산세무서장 뇌물 사건에 변호사를 소개해 준 일이 없다, 관여한 일이 없다고 했는데 새빨간 거짓말이라는 증거가 나왔다”고 글을 올렸다. 청문회에서 자신이 폭로했던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뇌물수수 사건 개입 의혹을 강조한 것이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해당 의혹을 문제 삼았다. 오 원내대표는 “특별한 이슈 없이 마무리될 것 같았던 청문회 막판에 윤 후보자의 거짓말이 드러났다”며 “다른 문제는 차치해도 청문회장에서 하루 종일 거짓말한 사실은 도덕성 차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 “국민에게 정의로움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검사 윤석열과 검찰총장 후보자로 나선 지금의 윤석열, 같은 사람이 맞냐”고 비판했다.
반면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 후보자를 옹호하고 나섰다. 표 의원은 “윤대진 법무부 검찰국장은 자신의 형인 윤우진 전 서장에게 이남석 변호사를 소개했다는 사실을 밝혔다”며 “당사자인 윤우진, 이남석 등이 진실을 밝혀 의혹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관련자도 아닌, 후배를 보호하기 위해 기자의 질문에 응대만 했던 윤 후보자가 밝힐 수 있는 내용엔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윤 국장이 이날 출입기자들에게 “이남석 변호사는 내가 소개한 것이고, 윤 후보자는 관여한 바가 없다. 윤 후보자가 그렇게 인터뷰했다면 나를 드러내지 않고 보호하기 위해 그런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힌 것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표 의원은 또 “만약 (사건에) 관여했거나 문제가 있었다면 당시 국정원 사건 수사 과정에서 항명 등으로 미운털이 박혔던 윤 후보자와 친한 후배였던 윤대진 검사에 대한 중징계가 따랐을 것”이라며 “후보자가 아닌 윤우진, 이남석 등 사건 당사자 및 당시 검찰 수사 지휘 라인이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공개적으로 윤 후보자 임명에 찬성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박 의원은 “윤 후보자의 답변 등에 미흡한 점이 있다 하더라도 조영곤 당시 중앙지검장과 황교안 당시 법무부 장관의 외압, 방해 등을 극복하고 진실을 밝힘으로써 이명박, 박근혜 정권의 몰락과 촛불혁명의 발화 원인을 제공한 공로가 있다”며 “외압에 굴하지 않은 정의로운 검사의 결기가 입증됐다”고 말했다. 이어 “검경수사권 조정,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에 적임자라 판단해 임명을 찬성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윤 후보자는 8일 열린 청문회에서 윤 전 서장에게 변호사를 소개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김 의원이 청문회 막바지에 2012년 윤 후보자가 기자와 통화한 내용을 공개하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해당 전화통화에서 윤 후보자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출신 이남석 변호사에게 “네가 윤우진 서장을 한 번 만나봐라”라고 권유했다. 녹취록이 공개된 이후 윤 후보자는 “명확하게 말씀을 못 드려서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도 “윤리적으로, 법적으로 문제되는 건 변호사를 선임해주는 것이지만, 변호사를 선임해 준 사실은 없다”고 해명했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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