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한국을 상대로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에 나서자 국내에서 일본 제품 불매운동 여론이 확산하는 가운데 가장 먼저 ‘유탄’을 맞은 곳은 일본 맥주다.
9일 대형마트와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최근 1주일 간 일본 맥주 판매량이 최대 20% 이상 떨어졌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지난 2일부터 8일까지 일본 맥주 매출이 전주(6.25~7.1) 대비 각각 15.3%, 13.4% 감소했다고 밝혔다.
편의점에서도 마찬가지다. CU(씨유)와 GS25, 세븐일레븐 모두 일본 맥주 판매량이 감소했다.
CU는 11.6%, 세븐일레븐은 10.2% 떨어진 가운데 GS25는 23.7%나 내려앉았다. GS25의 경우 같은 기간 국산 맥주와 중국 맥주 판매량은 각각 8.4%, 6.5% 상승했고 수입 맥주 판매량은 3.5% 소폭 감소했다. GS25에 따르면 전체 맥주 매출에서 일본 캔 맥주가 차지하는 비율도 1주일 사이 23.8%에서 17.7%로 떨어졌다. 최근 날씨가 더워져 맥주 매출이 전체적으로 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본 맥주의 고전 양상이 두드러진다.
사실 불매운동이 벌어지기 전부터 일본 맥주 인기는 조금 시들해지는 추세였다.
CU가 지난 달 말 최근 5년간 국가별 맥주의 매출 비중 변화를 분석한 결과 일본 맥주 비중은 2014년 38.1%를 차지하며 압도적인 선호도를 보였지만 지난 1~5월에는 27.5%로 줄었다. 여전히 일본 맥주가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위상은 크게 낮아졌다. 반면 ‘칭따오’를 앞세운 중국 맥주 판매량이 늘었고 벨기에, 프랑스 맥주도 약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 비해 수입 맥주 종류가 다양해지고 4캔에 1만원 행사가 자리 잡으며 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어져 일본 맥주 판매 비중이 점차 줄고 있는 건 사실이다”면서도 “그래도 최근 일본 맥주 매출이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인 건 이례적이다. 최근 불매운동의 영향이라 봐야 할 것 같다”고 분석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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