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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세종청사 ‘세종중심 근무’ 공염불 그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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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세종청사 ‘세종중심 근무’ 공염불 그치나

입력
2019.07.09 15:34
수정
2019.07.09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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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행정중심복합도시 전경. 가운데로 S자 모양의 정부세종청사가 보인다. 행정도시건설청 제공.
세종시 행정중심복합도시 전경. 가운데로 S자 모양의 정부세종청사가 보인다. 행정도시건설청 제공.

정부가 세종시로 이전한 중앙부처의 ‘세종시 중심 근무’ 방안을 공언했지만, 공염불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취임일성으로 세종시 근무를 강조했던 이낙연 국무총리부터 사실상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대부분의 장관들은 여전히 수도권에 치우쳐 근무하고, 일부 부처는 세종시 근무 현황 공개를 거부하는 등 조직 보신주의 행태를 답습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세종참여연대가 각 부 장관들의 세종청사 근무와 관련한 정보공개 청구 결과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이 총리는 취임 당시 약속한 ‘세종 4일, 서울 3일’ 근무 원칙을 지키지 못했다.

이 총리는 취임 후 대통령 해외순방기간과 국무총리 국회 출석일을 뺀 363일 가운데 131일(36.1%)만 세종에서 근무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서울 근무 170일(46.8%), 해외순방 등 기타지역 근무는 63일(17.1%)이었다.

정보공개를 요청한 11개 부처 가운데 해양수산부 문성혁 장관이 지난 4월 취임 후 61일 가운데 30.5일(50%)로 세종 근무 비율이 가장 높았다. 서울 근무는 19일이었고, 기타 지역 근무는 11.5일이었다.

농림축산식품부 이개호 장관은 취임 후 198일 가운데 89일(44.9%)을 세종에서 근무했고, 서울에선 78일, 기타 지역에선 31일을 보냈다.

조명래 환경부장관은 취임 후 63일 가운데 20일(31.7%), 성윤모 산업자원부장관은 38일 가운데 11일(28.9%)만 세종에서 근무했다. 문화체육관광부 박양우 장관도 취임 후 60.5일 가운데 고작 14,5일(23.9%)만 세종에서 근무하는 등 다수의 부처가 세종 중심 근무에 인색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보를 공개한 7개 부처 가운데 장관의 세종 근무 비율이 가장 낮았던 것은 행정안전부로 김부겸ㆍ진영 장관을 합해 총 487일 가운데 57일(11.7%)에 불과했다. 다만 행안부는 올 2월 세종청사로 이전해 상대적으로 근무 일수가 낮아 세종 근무 비율이 낮을 수 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할 때 앞으로 좀더 지켜본 뒤 판단해야 할 것이라는 게 세종참여연대의 설명이다.

정부세종청사 내 7개 부처가 장관의 세종 근무 현황을 공개한 것과 달리, 5개 부는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보건복지부, 교육부는 세종참여연대에 ‘해당 장관의 세종청사 근무 관련 정보 없음’이라는 답변을 보내왔다. 국토교통부와 고용노동부도 정보공개를 미루고 있어 시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고 세종참여연대는 비판했다.

이는 정부가 지난 5월 발표한 정부세종청사의 ‘세종중심 근무 정착 방안’을 무색케 하는 것이다.

정부는 장ㆍ차관의 부재와 중간 관리자의 잦은 출장 등으로 인한 의사결정 지연, 내부 소통 부족, 행정 비효율, 조직 역량 저하 등의 문제 해소를 위해 이 방안을 마련했다.

방안에는 연말까지 세종권 소재 부처 장ㆍ차관들의 서울 집무실 완전 폐쇄, 총리를 위시한 고위공직자간 정례 회의체 세종시 개최 원칙 정립, 공무원만 참석하는 관계부처 회의도 세종권역에서 개최 등이 담겼다. 내부 보고ㆍ회의를 위한 서울 출장 원칙적 금지, 출장인원 최소화를 위한 현황 점검 등 복무관리체계 강화, 출장지 스마트워크센터 확충 등도 포함됐다.

세종참여연대 관계자는 “부처 수장들이 모범을 보이지 않으면 일선 공무원은 세종시 체류와 안착 노력을 기피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을 선도하는 국책도시로 태어난 세종시의 안착을 위한 부처 장관들의 솔선수범과 결단이 중요하다”며 “각 정부기관은 세종청사가 행정의 중심이 될 수 있는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총리실 관계자는 “각종 면담과 접견, 화상회의, 현안조정회의와 관련한 사전보고 등도 세종시를 중심으로 하는 등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 세종시 근무에 인색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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