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79%, 설문조사서 명칭변경 반대
어감이 안 좋다는 이유로 명칭 변경을 추진한 충북 충주시 금가면(金加面) 이름이 그대로 유지된다.
충주시는 금가면 주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면 명칭 변경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79%가 반대했다고 9일 밝혔다.
금가면은 일제 강점기인 1914년 금생면(金生面)과 가차산면(加次山面)이 통합할 때 각각 앞글자를 따서 정한 명칭이다.
이후 “금이 간다”는 좋지 않은 의미가 연상되고 “금가면에서는 새것도 금이 간다"는 우스갯소리까지 회자하면서 명칭을 바꾸자는 여론이 제기됐다.
금가면은 명칭 변경에 따른 주민설명회를 개최한 뒤 지난달 11일부터 30일까지 각 마을을 돌며 명칭 변경 찬반을 묻는 주민 설문조사를 했다.
1,010가구 가운데 525가구가 참여한 설문조사 결과 명칭 변경에 찬성하는 가구는 111가구(21%)에 불과했다. 나머지 대부분(414가구ㆍ79%)의 가구는 현재 명칭을 유지하기를 원했다.
면 명칭을 변경하려면 과반수가 조사에 응하고 응답 가구의 3분 2 이상이 동의해야 한다.
이에 따라 금가면은 면 명칭을 현재대로 유지된다.
앞서 충주에서는 어감이 좋지 않은 행정구역의 명칭 변경이 두 차례나 있었다.
2014년 가금면(可金 面)을 중앙탑면으로 교체했다. 가금이란 이름에서 날짐승 이미지가 연상되고 인접한 금가면과 혼동된다는 이유에서였다. 중앙탑면은 중원문화 중심지인 이 지역의 국보 6호 중앙탑(가금면 탑평리 7층 석탑을 활용한 지명이다. 당시 명칭 변경안에 대해 주민 88%가 압도적으로 찬성했다.
2012년에는 이류면(利柳面)이 대소원(大召院)면으로 바뀌었다. 이 역시 ‘영원한 이류’라는 좋지 않은 어감 때문에 명칭을 변경한 사례다. 대소원은 옛 이류면 소재지 마을로, 조선시대 공공 여관인 역원(驛院)이 생기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류정수 금가면장은 “주민들의 의견에 따라 합리적으로 결정한 사안인 만큼 면 명칭을 둘러싼 논란과 갈등을 매듭짓고 주민 화합을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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