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업체 “정시 확대 영향, 재지정 학교에 상위권 학생 몰릴 듯”
서울시교육청이 9일 지정 취소하겠다고 밝힌 자율형사립고(자사고) 8곳이 대부분 강남ㆍ목동 등 이른바 교육 특구 이외 지역이어서, 실제 지정 취소 후 지역 간 교육 격차가 더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날 서울시교육청이 지정 취소하겠다고 밝힌 자사고는 경희고(동대문구 이문동) 배재고(강동구 고덕동) 세화고(서초구 반포동) 숭문고(마포구 대흥동) 신일고(강북구 미아동) 이대부고(서대문구 대신동) 중앙고(종로구 계동) 한대부고(성동구 사근동) 등 8곳이다. 이 중 서초구 반포동 소재 세화고를 제외하면 모두 이른바 ‘교육 특구’로 불리지 않는 지역에 위치해 있다.
반면 이번 평가에서 생존한 5개 학교 중 중동고(강남구 일원동)와 한가람고(양천구 목동) 등 2곳이 교육 특구로 불리는 지역에 있다. 나머지 동성고(종로구 혜화동) 이화여고(중구 정동)와 전국단위 자사고인 하나고(은평구 진관동)는 비 교육특구에 있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지정 취소가 되면 결과적으로 교육 특구 소재 자사고의 비중은 오히려 높아지게 된다.
내년에 평가 받는 학교 중에는 세화여고(서초구 반포동) 양정고(양천구 목동) 현대고(강남구 압구정동) 휘문고(강남구 대치동) 등 교육 특구의 중심에 있는 학교가 4곳이다. 내년에 이들 학교가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 알 수 없으나, 현재 상황만 보면 이번 재지정 평가 전 자사고 22곳 중 31.8%인 7곳이 교육 특구에 있었는데, 평가 후에는 14곳 중 42.9%인 6곳이 교육 특구에 남게 되는 셈이다.
입시업체 관계자들은 앞으로 특목고나 자사고 출신에 유리한 정시 비중이 확대되는 반면 자사고수는 줄고, 남은 자사고도 교육 특구에 몰리는 현상이 심화함에 따라 교육 특구와 비 교육 특구 간 학교 격차가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교육 특구가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비 교육 특구 지역 학부모들은 가까운 자사고가 없어지면서 불안감이 가중되고, 중계동처럼 그나마 가까운 교육 특구를 찾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2022학년도부터 서울대 등 대부분 주요 대학이 정시모집을 30% 이상으로 확대할 예정인데, 수능 대비는 자사고가 일반고보다 훨씬 유리하다”면서 “재지정된 자사고로 상위권 학생이 몰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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