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법원 판결문서 확인… ‘소개’이어 “변호인 선임 안됐다”도 거짓 해명
윤석열 “윤대진이 소개” 또 말 바꿔… 검찰 수장으로서 도덕성 논란 커져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열린 8일 오전 질의를 마친 윤 후보자가 자리를 떠나고 있다. 홍인기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의 변호사 소개 관련 거짓말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윤 후보자의 검찰 후배인 이남석 변호사가 실제로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의 변호인으로 선임돼 활동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윤 후보자는 그동안 이 변호사를 윤 전 서장에게 소개해 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가, 이에 배치되는 녹음파일이 나오자 “선임되지는 않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변호사 소개 및 선임과 관련한 윤 후보자의 해명이 잇따라 거짓으로 드러나면서 도덕성 논란이 한층 커질 전망이다.

한국일보가 9일 윤 전 서장이 2015년 국세청을 상대로 제기한 파면처분취소 소송 판결문을 분석한 결과, 이 변호사는 2012년 경찰 수사를 받고 있던 윤 전 서장의 변호인으로 활동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이 변호사는 2012년 9월 12일 국세청에 ‘윤우진의 광역수사대 내사사건에 관해 이남석을 변호인으로 선임한다’는 내용의 선임계를 제출했다. 윤 전 서장은 같은 해 8월 31일 해외로 도피성 출국을 해 국내에 없었다. 국세청은 2012년 9월 11일, 9월 18일, 10월 8일 등 세 차례에 걸쳐 윤 전 서장을 수신자로 하는 복무규정 준수 안내문을 대리인인 이 변호사에게 보내기도 했다. 이 변호사는 이날 본보에 윤 전 서장을 변호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경찰에는 선임계를 제출하지 않고 세무서에만 제출했다”고 밝혔다.

앞서 윤 후보자는 전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자신이 이 변호사를 윤 전 서장에게 소개한 것도, 이 변호사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게 한 것도 수차례 부인했다. 그는 “이 변호사는 저보다 (윤 전 서장 친동생인) 윤대진 검사와 훨씬 친하다. 제가 이 변호사를 소개했다는 것은 무리”라고 밝혔다. 그러나 뉴스타파에 보도된 녹음파일에 따르면, 윤 후보자 소개로 이 변호사와 윤 전 서장이 만났다는 내용이 또렷이 나온다. 윤 후보자는 취재기자에게 “이남석이를 (윤 전 서장에게) 보냈다. 대검 중수부 연구관 하다가 막 나간 이남석이보고 ‘네가 윤우진 서장 한 번 만나봐라’고 했다”고 말했다. 윤 후보자는 “내가 이남석이한테 (윤 전 서장에게) 문자를 넣어주라고 그랬다. ‘윤석열 부장이 보낸 이남석입니다’, 이렇게 문자를 넣으라고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윤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녹음파일을 근거로 야당 의원들의 공세가 이어지자 “7년 전 일을 설명하다 보니 오해를 하셨다면 그 부분에 대해선 설명을 잘못 드린 것 같다”며 자세를 낮췄다. 윤 후보자는 이어 “윤리적으로나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변호사 선임 문제 아닌가. 이 변호사가 선임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결과적으로 이 말도 거짓말로 드러났다.

윤 후보자가 수세에 몰리자 윤대진 법무부 검찰국장이 입을 열었다. 윤 후보자와 윤 국장은 검찰 내에서 ‘대윤’(大尹)과 ‘소윤’(小尹)으로 불릴 정도로 막역한 사이다. 윤 국장은 이날 “내가 이 변호사를 소개했으며, 윤 후보자는 관여한 바가 없다”고 주장했다. 윤 국장은 “이 변호사는 내가 중수부 과장 시절 직속 부하였다. 윤 후보자가 당시 나를 드러내지 않고 보호하려고 자신이 이 변호사를 소개했다고 말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윤 후보자도 이날 검찰총장 인사청문회 준비팀을 통해 “2012년 당시 윤 전 서장에게 이 변호사를 소개한 것은 후보자가 아니라 윤 국장이었다”며 “7년 전 있었던 기자와의 전화통화 내용에 대해 청문회 종료 직전 갑작스럽게 제한된 시간 내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지켜보시는 국민께 혼선을 드려 송구하게 생각한다. 이번 기회를 성찰의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

야당은 윤 후보자의 즉각 사퇴를 촉구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윤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국민이 우롱 당한 거짓말 잔치였다”고 평가했고,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도덕성 차원에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7년 전 전화통화가 검찰총장 임명을 취소할 중대 사안은 아니라고 판단된다”며 윤 후보자를 엄호했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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