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 한국당 의원 등 엉뚱한 발언 SNS에서 화제
8일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나온 몇몇 국회의원들의 발언이 회자되면서 “청문회가 개그프로그램보다 더 웃기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일부 의원들은 새로운 ‘청문회 스타’로 떠올랐다는 조롱 섞인 비판까지 받았다. 이날 청문회에 청문위원으로 참여한 의원들의 주요 발언들을 모아봤다.
◇김진태 “피의자 될 사람 만나는 게 적절하냐”
단연 화제는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이었다. 김 의원은 윤 후보자와 양정철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장의 만남을 추궁했다가 되레 웃음을 샀다. 김 의원은 먼저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을 만나 무슨 이야기를 했느냐. 6월 우리 당에서 양 원장을 고발한 걸 모르냐. 곧 피의자가 될 사람을 몇 달 전에 만나 대화를 한 게 적절하냐”고 질책했다. 윤 후보자는 앞서 양 원장과 “1~2월쯤 만났다”고 설명한 터라 이같은 질문에 “나중에 고발될지 당시엔 알 수가 없다”고 답변했다. 청문회 장면을 실시간으로 지켜본 시청자들은 “청문회 스타의 활약. 검찰총장의 새 스펙 제시”, “검찰총장은 예언자여야 된다” 등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김 의원의 발언이 무리했다는 지적이었다.
김 의원은 이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양 원장이 나중에 고발된 게 문제가 아니다”라며 “양 원장은 윤 후보자와 만났다는 그 시점에도 검찰 소환조사를 받을 수 있었던 상황을 지적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장제원, 무죄 주장? “선진화법 위반 안 했다”
장제원 한국당 의원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항의하는 과정에서 국회선진화법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차기 검찰총장 앞에서 무죄를 주장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이날 장 의원은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과 설전을 벌이다 “저는 분명히 말씀드린다. 최소한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그 회의실 앞에서 선진화법 위반은 없었다는 말씀을 분명히 드린다”고 해명했다. 민주당이 국회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지만, 자신은 죄가 없다는 취지의 주장이다.
그러자 강희용 민주당 동작을 지역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SNS에 장제원 의원 옆에서 웃고 있는 이은재 한국당 의원의 사진을 공유하며 “장제원 의원이 자신은 정개특위 회의장 앞에 있었지, 국회선진화법에서 정한 본회의장, 상임위장, 소회의장에 없었다며 무죄를 호소하자 사퇴요정께서 파안대소하는 장면이다 자기들끼리 봐도 웃기는 모양이다”라고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은재 “세무사? 뭐 하는 사람이에요?”
이은재 한국당 의원은 증인으로 출석한 장우성 서울 성북경찰서장에게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관련 질의를 하는 과정에서 부실한 제보 내용 언급으로 빈축을 샀다. 이 의원은 장 서장에게 “경찰이 육류가공업자 A씨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A씨가 현직 부장검사 두 명과 골프를 친 다이어리와 메모지를 발견했다고 하던데 맞냐”고 물었다. 그러자 장 서장은 “검사들과 골프를 친 메모가 아니라, 골프장에 갔다는 다이어리를 발견한 거다”라고 정정했다. 또 이 의원은 “제가 제보 받은 내용에는 두 명이 있었는데 그 중 한 명이 윤석열 후보자라고 한다”고 주장했지만, 장 서장은 이마저도 “그렇지 않다”고 반박했다. 이 의원은 연이은 반박에 “그거는 모르시냐. 뭐 전부 다 모르신다 그래”라고 얼버무렸다.
또 “경찰은 뇌물수수 혐의로 윤 전 서장 등 세 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 송치했는데, 윤 전 서장 외 또 누구였냐”고 묻자 장 서장은 “고기 수입업자하고, 한 명은 세무사였던 걸로 기억한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금시초문이라는 듯 장 서장에게 “세무사? 뭐 하는 사람이에요?”라고 되묻기도 했다.
◇오신환 “10년 전, 뭐가 오래전이냐?”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은 “10년 전이 뭐가 오래전이냐”는 발언이 논란이 됐다. 오 의원은 윤 후보자에게 윤우진 전 서장과 골프를 친 사실을 언급하며 “한두 번 쳤다는 골프장이 A골프장 맞냐”고 물었다. 윤 후보자가 “A가 아닐 수도 있고, 워낙 오래전 일이다”라고 답변하자 오 의원은 “오래전이기는 뭐가 오래전이냐. 2008~2009년도에 쳤다고 하지 않았냐”고 맞섰다.
해당 발언이 화제가 되면서 SNS에서는 “10년 전에 점심식사 한 식당 이름을 알려달라”, “10년 조금 지났는데 왜 모르냐고 하다니”, “정작 본인들은 맨날 기억 안 난다고 하면서” 등의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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