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의 청와대 대변인이었던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이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을 걸고 넘어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주요 회의에 불참했다는 주장을 둘러싼 공방의 수위가 점차 높아지더니 결국 민 의원이 고 대변인에게 ‘생방송 토론 맞대결’까지 제안하고 나섰다.
민 의원은 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아나운서 출신의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 어차피 서로 말 하는 게 직업이고 싸움은 먼저 거셨으니까 TV 생방송에서 한 판 시원하게 붙자”며 “서로 준비를 해야 될 테니까 오늘 중으로 답을 달라”는 글을 올렸다. 최근 한 극우 성향의 유튜브 채널은 문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 주요 회의에 불참했다는 주장을 담은 동영상을 유포했고, 민 의원은 이를 근거로 문 대통령을 비난하는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바 있다. 고 대변인은 전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 같은 의혹을 조목조목 반박하면서 민 의원을 향해 “(민 대변인은) 기자 그리고 청와대 대변인까지 하셨는데 어떻게 기사를 쓰고 어떻게 브리핑을 하셨는지 궁금할 정도”라고 꼬집었다.
민 의원은 이보다 앞서 올린 페이스북 글에서도 고 대변인의 발언에 불편한 심경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민 의원은 “(고 대변인의) 질문에 답을 하자면 기사는 잘 써서 한국방송협회 방송대상 두 번, KBS 특종상, 한국기자 협회 이달의 기자상 다 받았다”며 “청와대 대변인 생활 2년 동안의 브리핑은 지금 정치부장들 하는 당시 1호 기자 분들께 여쭤보라”고 응수했다. 그러면서 고 대변인의 브리핑 실력을 직설적인 표현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민 의원은 해당 글에서 고 대변인을 향해 “아나운서 출신이 주술 관계가 호응이 안 되는 비문을 남발했다”며 “전 국민이 듣는 라디오에 출연을 했으면 기회를 잘 활용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 대변인과 민 의원은 각각 KBS의 아나운서와 기자 출신 선후배 관계이기도 하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