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서 여성의 신체를 불법 촬영, 이른바 ‘몰카’ 혐의로 입건된 SBS 앵커 출신 김성준 논설위원이 사과했다.
김성준은 8일 일부 취재진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물의를 빚어서 죄송하다. 저 때문에 씻을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입은 피해자와 가족 분들께 엎드려 사죄 드린다. 그 동안 저를 믿고 응원해줬지만 이번 일로 실망에 빠진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
그는 또한 “이미 전 직장이 된 SBS에 누를 끼치게 된 데 대해서도 조직원 모두에게 사죄 드린다”며 “가족과 주변 친지들에게 고통을 준 것은 제가 감당해야 할 몫이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성실히 조사에 응하겠다. 참회하면서 살겠다”고 덧붙였다.
영등포경찰서에 따르면 김성준은 지난 3일 오후 11시 55분게 서울 영등포구청역에서 여성의 하체를 몰래 촬영한 혐의를 받아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김성준은 당초 범행 사실을 부인했지만 휴대전화에서 불법 촬영한 사진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으로 김성준은 SBS에 사표를 제출했으며, SBS는 이날 김성준의 사표를 수리했다. 이날 오후 방송된 SBS ‘8뉴스’에서는 클로징 멘트를 통해 “지난 3일 지하철 역에서 여성을 불법 촬영한 혐의로 경찰에 불구속 입건된 김성준 전 논설위원의 사표를 오늘 수리했다”며 “SBS는 구성원이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된 것에 대해 시청자 여러분에게 깊은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김성준의 퇴사로 그가 진행하던 러브FM ‘김성준의 시사전망대’는 폐지된다. 앞서 김성준이 몰카 혐의로 체포된 뒤 4, 5일 방송에서는 개인적인 사정을 이유로 방송에 불참한 김성준을 대신해 이재익 PD가 DJ를 맡아왔다. 이날 방송에서도 DJ로 나선 이 PD는 “청취자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부터 전하겠다. ‘시사전망대’ 진행을 맡은 김성준 SBS 논설위원이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퇴사를 하게 됐다”며 “기사를 본 분들이 많을 텐데 같은 조직 동료로서 죄송하고 부끄럽다. 비난을 달게 받도록 하겠다. 오늘 ‘시사전망대’는 마지막 방송이다. 내일부터 다른 방송이 준비될 예정”이라고 직접 전했다. ‘김성준의 시사전망대’가 폐지되면서 후속 프로그램인 ‘한낮의 BGM’이 7월 한 달간 임시 대체 방송 예정이다.
한편 지난 1991년 SBS에 입사한 김성준은 보도국 기자를 거쳐 SBS 보도국 앵커와 보도본부 정치부장, 보도본부장을 역임했다. 지난 2017년 8월부터는 SBS 보도본부 논설위원을 역임해 왔지만 입사 약 28년 만에 불명예 퇴사하게 됐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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