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부 장관 취임 100일 출입기자 오찬서 AI 통한 신 산업 경쟁력 강화 강조
“클라우드와 인공지능(AI)을 접목해 제조혁신을 이뤄야만 신 산업 경쟁력이 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AI 육성에 확고한 의지를 드러냈다.
박 장관은 취임 100여 일을 즈음해 8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열린 출입 기자들과 오찬 간담회에서 “문재인 정부에서 출범한 중기부가 어떤 역할을 했느냐고 물을 때 중소벤처기업을 위한 신 산업 기반을 마련했다는 답이 나왔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어 “신 산업 기반 마련의 핵심은 클라우드에 기반을 둔 AI 제조혁신 서비스”라고 힘줘 말했다.
박 장관은 “스마트공장, 스마트시티, 자율주행 자동차와 같은 신 산업이 AI와 접목돼야만 진정한 의미로 구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중기부 내에 AI 육성을 위한 전담 조직을 구성하기로 했고 이미 팀장급 직원을 내정했다.
그는 “중국은 지난 10년 간 클라우드 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며 자체적으로 AI 슈퍼컴퓨터까지 만들었다”면서 “반면 한국은 한참 뒤처졌다. 우리가 투자를 게을리 한 지난 10년을 따라잡기 위해선 AI와 클라우드를 접목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박 장관은 “AI와 클라우드의 접목을 통해 가장 크게 얻을 수 있는 것은 바로 예측능력”이라면서 “이를 위해선 데이터의 수집, 저장, 분석이 뒷받침돼야 하고, 그런 면에서 중소기업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센터 등 국가플랫폼을 구축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이어 “AI는 데이터 없이는 절대 가능하지 않으므로 이제 데이터 주권론을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 우리의 모든 데이터를 아마존이나 구글에 저장하고, 분석도 의존하는데 그들이 데이터를 갑자기 끊어버리면 우리 산업은 어떻게 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최근 일본의 수출 규제에 한국 경제가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 AI 분야에서 벌어질 수 있다는 예를 들기도 했다.
박 장관의 발언은 얼마 전 청와대를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앞으로 한국이 집중해야 할 것은 첫째도 AI, 둘째도 AI, 셋째도 AI”라고 말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제안과 맥을 같이 한다. 당시 문 대통령과 손 회장 접견에는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함께 박영선 장관도 참석했다.
박 장관은 손 회장과 사전 교감이 있었던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건 아니다. 다만 여기(중기부)에 와서 보니 이런 부분에서 우리가 부족하다는 걸 느낀 것”이라고 답했다.
박 장관은 이날 중소기업계의 최대 현안 중 하나인 최저임금 문제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곧 최저임금위원회 결정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논의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며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소상공인이 무엇을 바라고 힘들어하는지에 대해선 입장을 충분히 전달했다. 다만 최저임금위원회의 결정이 나기 전 발언하는 건 부적절한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해서는 “중기부도 수출규제가 확대될 수도 있다는 가정에 따라 100대 수출품목 등에 대해 검토 작업을 하고 있다”며 “이 문제는 정부 부처와 더불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더 튼튼한 연대를 통해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원론적인 입장 정도만 밝혔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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