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포스트 베이징지국장 라디오 인터뷰
애나 파이필드 워싱턴포스트 베이징 지국장은 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부인 리설주 여사를 가리켜 북한의 ‘케이트 미들턴’이라고 평가했다. 영국의 케이트 왕세손빈이 전근대적이고 낡은 왕실에 현대화된 이미지를 가져왔듯 리설주가 폐쇄적인 북한의 기존 이미지를 바꾸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이른바 스타일 아이콘으로 떠올랐다는 점도 공통점으로 꼽혔다.
파이필드 지국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두 사람(리설주와 게이트)은 대단히 현대적이고 어리고 또 굉장히 활기찬 모습을 보인다. 이는 과거 북한에서는 전혀 볼 수 없었던 모습”이라면서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실제로 북한의 지도자의 부인이 이렇게 공개석상에 드러난 적은 없다”면서 “리설주 여사는 김정은의 팔을 두르고 또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김정은이 굉장히 활기차고 젊고 또 현대적인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리설주는 철저하게 공개활동을 자제했던 이전 북한 지도자의 부인과는 다르게 김 위원장과 행사 등에 동행하면서 자주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젊은이들 사이에서 따라 하고 싶은 ‘스타일 아이콘’ 같은 존재로 부상했다는 점도 케이트 왕세손빈과 비견되는 대목이다. 파이필드 지국장은 “북한의 젊은이들은 패션에도 정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이는 리설주 여사를 따라 하고 싶어 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과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비전통적인 지도자’라는 점이 닮았다고 했다. 파이필드 지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에 전혀 없었던 대통령의 모습을 보이고, 김 위원장도 자신의 아버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이번에 있었던 회동에 있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지 24시간이 되지도 않아서 (김 위원장이) 판문점에 나타났다”며 “이는 김정은의 즉흥적인 성향을 잘 보여준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또 최근 김 위원장의 행보에 대해서는 “김정은은 경제에 관심을 돌리고 있다”면서 “북한 주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을 함으로써 북한 주민에게 계속해서 최고의 영도자로서 자리잡고 싶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이필드 지국장은 최근까지 서울 특파원을 지냈으며 10여차례의 방북 경험이 있을 정도로 대표적인 북한통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김 위원장의 어린 시절을 지켜본 요리사 후지모토 겐지 등의 인터뷰를 통해 ‘김정은 평전’을 펴내기도 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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