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 “몇 달 뒤 피의자 될 사람 만난 게 적절하냐”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청문회에서 윤 후보자를 추궁했다가 되레 조롱거리로 전락했다. “몇 달 뒤 고발될 사람을 왜 만났느냐”는 것인데, 서울대 법대를 나와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를 지내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까지 했던 김 의원은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체면을 구기게 됐다.
김 의원은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윤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윤 후보자에게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을 만나 무슨 이야기를 했느냐”고 따져 물었다. 윤 후보자가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인 양 원장과 4월에 회동했다는 본보 보도와 관련해 한국당 소속 의원들이 이를 집중 추궁하면서 나온 질문이었다.
김 의원은 “양 원장이 검찰총장을 시켜준다고 했냐”며 “불과 몇 달 전이니까 검찰총장이 될지도 모르니 이런저런 사건들을 잘 좀 하라는 이야기를 했을 거라고 추측이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양 원장이 당시 어떤 사건의 수사 대상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느냐”고 물었다.
윤 후보자가 금시초문이라는 반응을 보이자 김 의원은 “지난 6월 우리 당에서 양 원장을 고발한 걸 모르냐”며 “곧 피의자가 될 사람을 몇 달 전에 만나 대화를 한 게 적절하냐”고 따졌다. 한국당은 지난달 18일 양 원장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었다.
이에 윤 후보자는 “제가 몇 달 뒤에 누가 고발될 것을 어떻게 알 수 있겠느냐”는 취지로 항변했다. 이날 윤 후보자는 양 원장과의 만남에 대해 “4월에 만난 기억이 없다. 1~2월 정도에 만났다”고 말했다. 또 “몇 차례 만났지만 단둘이 만나 무슨 이야기를 한 건 아니다. 그분이 정치권에 관계된 분이니 저도 굉장히 조심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생방송으로 청문회를 지켜본 시청자들은 일제히 김 의원을 비판하고 나섰다. 온라인상에서는 “김진태 의원이 검사 활동은 제대로 한 게 맞을까. 어떻게 저런 말을 당당하게 하지”(mea***), “말이 안 된다는 건 본인도 잘 알 텐데 연기라도 하시나”(kay***), “김 의원은 아무 말 대잔치에 우기기밖에 못 한다”(천***) 등 비판 섞인 의견이 올라왔다.
일부 누리꾼들은 “윤 후보가 잘못했다. 검찰총장을 하려면 예지력은 기본으로 탑재해야 한다”(울***), “무당이거나 시간여행자 둘 중 하나일 듯”(디***), “우리나라 검찰총장은 닥터 스트레인지급이 돼야 한다”(시***) 등 비꼬는 듯한 글을 올리기도 했다. ‘닥터 스트레인지’는 동명의 영화에 나오는 캐릭터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존재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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