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노동신문ㆍ조선중앙TV 등 분위기 띄우기
김일성 주석 사망 25주기인 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김 주석 시신이 안치된 평양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고 북한 관영 매체가 보도했다. 중앙추모대회도 5년 만에 열렸다. 북한이 중시하는 ‘정주년’(5ㆍ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를 의미)을 맞아 추모 분위기를 한껏 띄우는 모습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일성 동지 서거 25돌에 즈음하여 사회주의 조선의 시조이신 절세위인을 사무치게 그리며 추모하는 인민의 충정이 조국강산에 더욱 뜨겁게 차 넘치고 있다”며 “김정은 동지께서 민족 최대의 추모의 날인 7월 8일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으셨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꽃바구니를 올리고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동상에 인사한 뒤 두 선대의 시신이 안치된 ‘영생홀’을 찾아 참배했다.
중앙추모대회도 같은 날 평양체육관에서 열렸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중앙추모대회가 열린 건 김 주석 사망 20주기였던 2014년 이후 5년 만이다. 45분간 진행된 추모대회에는 김정은 위원장을 비롯, 당 주요 간부들이 참석했다.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도 추모대회에 참석해 주석단 앞줄에 자리했다. 그의 정치적 지위 상승을 반영한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도 주석단 앞줄 가장자리 쪽에 앉아 외교적 위상이 커졌음을 재확인했다.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추모사에서 “(김일성 주석 덕분에) 우리 조국은 역사의 온갖 폭풍우를 뚫고 정치사상강국, 군사강국으로 솟구쳐 올라 만방에 위용을 떨칠 수 있었다”고 했다.
8일 낮 12시에는 북한 전역에 추모 사이렌이 울려 퍼졌다. 북한 당국이 추모 사이렌을 울린 것 역시 5년 만이다. 조선중앙TV는 사이렌이 울리자 하던 일을 멈추고 일제히 금수산태양궁전 방향으로 묵념하는 주민들의 모습을 생중계했다.
아울러 북한 매체들은 김 주석을 추억하고 찬양하는 기사를 보도하며 추모 분위기를 띄웠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사설에서 “자력갱생, 자급자족의 구호를 높이 들고 다시 한번 세상을 놀래우는 기적적인 신화를 창조하여 전진하고 부흥하는 김일성, 김정일 조선의 위상을 만방에 떨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북핵 관련 고강도 대북 제재로 민심 이반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북한 당국이 김일성 주석 사망 25주기를 내부 결속의 계기로 활용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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