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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단체장에게 듣는다] 유동균 마포구청장 “유니세프와 북 지원 협의… 남북 화해 중심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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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단체장에게 듣는다] 유동균 마포구청장 “유니세프와 북 지원 협의… 남북 화해 중심 될 것”

입력
2019.07.09 04:4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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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의원과 시의원을 거치면서 40년 넘게 서울 마포구를 지켜온 유동균 마포구청장은 2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남북관계가 개선돼 새로운 물꼬가 열리면 마포구는 남북화해의 중심도시로 성장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구의원과 시의원을 거치면서 40년 넘게 서울 마포구를 지켜온 유동균 마포구청장은 2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남북관계가 개선돼 새로운 물꼬가 열리면 마포구는 남북화해의 중심도시로 성장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시대가 변한 뒤 대응하는 것은 늦습니다. 마포가 남북 화해 중심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되도록 남북교류협력사업을 연도별ㆍ단계별로 발굴할 계획입니다.”

유동균(57) 서울 마포구청장은 그 누구보다 남북 관계 개선을 애타게 기원하고 있다. 서울과 신의주를 잇는 경의선이 마포구를 지나기 때문이다. 유 구청장은 지난 2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기초자치단체에서 북한과 협력한 사례가 아직 없는데 언제라도 북한을 지원할 수 있게 활 시위를 당기고 있는 중”이라며 “현재 4억여원 규모로 적립된 남북협력기금 중 5,000만원을 유엔아동기금(UNICEFㆍ유니세프)을 통해 북한에 지원해 줄 수 있는 방법을 협의 중이다”라고 밝혔다.

‘택시운전사 구청장’으로도 유명한 그는 소통과 생활밀착형 행정에도 관심이 많다. 벌써 10년째 한 달에 하루 휴가를 내고 택시 기사로 변신한다. 공약 1호였던 정책 소통 플랫폼 ‘마포1번가’를 통해 항상 귀를 열어 두고 있다. 그는 “구민의 작은 목소리도 경청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마포1번가’로 다양한 구민 의견이 들어오고 있다고.

“구청과 동주민센터에 가 보면 1층에 마포1번가 정책 제안 접수창구가 마련돼 있다. 여기서 접수된 주민 제안은 담당자를 통해 직접 보고받는다. 현재 900여건이 넘는 구민 의견이 접수됐다. 장애인이 운전하는 차량 운전석에 소화기를 배치하고, 도로 차량 진출ㆍ진입로의 색깔을 다르게 한 것 등은 실제 주민 제안으로 이뤄진 일이다. 공덕동로터리에서 효창공원까지 옛 용마로(현재의 백범로) 구간 지하를 파서 차량을 다니게 하고 그 상부는 공원으로 만들자는 의견이 들어와 시에 제안해 놓은 상태다.”

-저소득 주거 취약계층에 임시로 머물 곳과 공공임대주택을 제공하는 ‘MH마포하우징’ 사업이 눈에 띈다. 자치구가 직접 주택을 매입해 공공주택 공급에 뛰어든 건 처음인데.

“행정은 복지라는 철학을 갖고 있다. 지난해 공공임대주택 입주를 신청한 세대만 2,000가구인데 이 중 420가구만 선정됐다. 그나마 알고 신청이라도 하면 다행인데 당장 먹고사는 게 어려운 저소득층은 어떤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 정보조차 없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지난해 16개 동장에게 열악한 주거환경에 놓인 저소득 주거취약계층을 찾아 달라고 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무상 임대해 준 빈집 4곳을 보수해서 주거취약계층을 입주시켰다. 지난 4월 고시원에서 방 2개를 잡고 두 명씩 나눠 자던 한가족이 1호로 입주했다. 올해만 주택 10호를 자체 매입하고, LHㆍSH공사 등과 협력해 주택 10호를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다. 주차장 특별회계와 관련 조례를 제정해 일부 층을 주차장으로, 나머지 층은 청년이나 국가유공자ㆍ독립운동가 후손ㆍ신혼부부 등을 위한 공공임대주택으로 건립할 계획도 갖고 있다. 이렇게 2022년까지 총 95호의 거주공간을 마련해 어려운 주민들을 지원하는 게 목표다. 마포하우징사업이 정부와 서울시의 공공임대주택정책을 이어주는 주거 사다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유동균 마포구청장은 “자치구로서는 처음으로 공공임대주택을 제공하는 ‘MH마포하우징’ 사업을 하고 있는데 굉장히 보람이 있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유동균 마포구청장은 “자치구로서는 처음으로 공공임대주택을 제공하는 ‘MH마포하우징’ 사업을 하고 있는데 굉장히 보람이 있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남북협력 사업에 특히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안다. 남북 화해 시대의 중심도시로 성장하기 위한 마포구만의 구상이 있다면.

“남북 관계가 개선되면 서울과 신의주를 잇는 경의선이 마포를 지나간다. 마포는 남북 철길과 물길을 잇는 천혜의 요충지이자 남북 화해의 중심도시로 성장할 것이다. 현재 남북협력기금 4억원이 있다. 기초단체가 북한에 직접 지원을 할 순 없다. 유니세프를 통해 5,000만원을 북한에 지원하는 방법을 협의 중이다. 물론 아직 선례가 없어 쉽지는 않을 것 같다. 기초단체도 바로 북한과 협력할 수 있도록 법만 풀어지면 바로 쏠 수 있도록 활 시위를 당긴 상태다. 동시에 북한과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한 인식 개선 캠페인도 펼치고 있다. 마포에 터를 잡은 200여명의 북한이탈주민에게 문해 및 발음 교정, 취업지원 사업 등도 진행 중이다.”

-상암동 롯데몰 신축사업이 6년째 표류 중이다.

“쇼핑몰이 들어오는 건 찬성이다. 단 조건은 본사가 함께 와야 한다는 것이다. 쇼핑몰이 들어설 부지는 일방통행만 되는 곳이다. 나중에 교통 유발로 인한 정체가 심해지면 우리 예산으로 길을 만들어야 한다. 환경 문제는 또 어떤가. 쇼핑몰 건물만 있고, 세금은 안 들어오면 그로 인해 야기되는 부작용은 무슨 돈으로 충당하겠나. 그래서 쇼핑몰 본사가 함께 들어와야 한다고 계속 얘기하고 있다.”

-문화예술 명소인 홍대에 이어 망원동, 연남동까지 젠트리피케이션이 문제가 되고 있다.

“홍대 건물주 모임이 있어 만나서 얘기해왔다. 지금 임대료 올려 받으면 좋을 것 같다. 하지만 단것만 계속 먹으면 나중에 당뇨로 죽는다. 단맛 좀 줄이면 처음에 맛은 없어도 오래 산다. 임대료 감당 못해 공실률 높아지면 같이 망하는 길이다. 동결이라도 하자고 했다. 다행인 건 홍대 앞 건물주들은 마포에 사는 사람 비율이 높은 편이다. 이른바 ‘강남 큰손’에 잠식되진 않았다. 지금은 건물주들이 자체적으로 세를 올리지 말자고 하고 있다. 돈을 모아 고객 유치하는 이벤트나 축제도 하겠다고 한다. 건물주와 상인, 구가 함께 상생 방안을 모색해보자고 하고 있다.”

-올해 역점사업은 무엇인가.

“앞으로 주적은 북이 아니라 재난이라고 생각한다. 재난에 대비하기 위해 재난 컨트롤타워인 재난안전센터를 지으려고 한다. 재난 앞에서 허둥대지 말고 평소 배운 매뉴얼대로 대처할 수 있도록 미리 교육시키자는 거다. 전국 최초의 재난안전센터 건립을 통해 안전도시 마포를 완성하겠다. 재난안전센터는 2년 안에 착공할 계획이다.”

진행=한창만 지역사회부장

정리=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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